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도읍(오른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간인 사찰 공방=일단 김의겸 대변인은 “일부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이 과거 정부의 ‘민간인 사찰’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고, 문재인 정부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인 사찰을 △청와대 등 권력기관의 지시에 따라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이용하기 위해 △특정 민간인을 목표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앞서 김 수사관은 “고건 전 총리의 아들 고진씨,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의 암호화폐 소유현황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범여권 일부 인사 등이 암호화폐 관련 기관 단체장을 맡고 있는 경우를 확인한 것”이라며 “정책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주요 인사들이 단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공개적인 방법으로 알아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보유 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 강제수사권이 없어 보유는 알 방법도 없고,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청와대는 이들 참여정부 인사 관련 정보수집이 정치적 의도가 없는, 암호화폐 대책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이라고 했지만 의도가 좋았어도 청와대 특감반원이 민간인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통령비서실 직제에 따르면 특감반은 고위공직자와 공공기관·단체의 장 및 임원, 대통령 친인척 등에 한정해 비리 관련 감찰활동을 하도록 돼 있다.
◇또 조 수석 책임론=청와대가 민간인을, 그것도 특정인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 자체가 현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배치된다. 현 정권은 출범 직후 국가정보원의 정보요원을 철수시키고 국내 정보 수집 업무를 금지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정책을 위해서라면 민간인 자료수집이 가능한 것이냐는 의문도 따라올 수 있다. 선의에 의한 정보수집은 가능하다는 청와대의 설명이 자의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논쟁을 떠나 이번 사태에서 조 수석이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김 수사관이 폭로하고 민정수석실이 대변인을 통해 사실관계를 설명하다 보니 말이 여러 차례 바뀌는 등 혼선과 오해를 낳았다. 올해 초 대통령 개헌안 설명, 권력기관 개편안 브리핑 등 대중에 직접 설명을 해온 조 수석이므로 이번 건도 직접 설명해 논란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야 공방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과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한 데 이어 이날은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 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특감반 의혹의 본질은 민간인 사찰”이라며 “청와대의 명백한 해명이 없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없다면 국정조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개인의 일탈이라며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 이 정부의 전매특허”라며 “민주당은 한국당이 요구한 국회 운영위 소집에 즉각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번 사태를 ‘총체적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면서 조 민정수석을 박근혜 정부의 우병우 민정수석에 빗대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청와대가 스스로 특감반을 무력화했다”며 운영위 소집 요구에 가세했다./이태규·김현상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