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사고 피해 학생 1명 회복…친구들 안부 묻기도

4명은 자가호흡…이중 2명은 일부 기계 의존
농어촌민박 신고했지만 난방은 점검대상 아냐
경찰 보일러 감식 박차…오늘 중간결론 날듯

19일 오전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강릉 펜션 사고 수습대책회의에서 김한근 강릉시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강릉=연합뉴스

고교생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펜션 사고 피해 학생 중 1명이 의식으로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날 사고수습 대책본부 본부장인 김한근 강릉시장 주최로 열린 대책회의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포함해 교육부, 여성가족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당국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김한근 시장은 사고수습 대책본부 회의가 끝나고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의료진을 통해 강릉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학생 중 한 명이 가족들과 최소한의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 시장은 “피해 학생이 함께 사고를 당한 친구들의 안부를 걱정하고 물었다고 한다”며 “나머지 4명은 자가호흡은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4명 중 2명은 호흡을 일부 기계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펜션 난방시설이 적확한 점검 절차를 거쳤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당 펜션은 올 2월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나 7월24일에 농어촌 민박으로 신고를 했다. 신고 이후 농어촌 민박 합동점검 기간은 12월부터였으나, 사고 발생 전 점검을 받지 않았다. 농어촌 민박 점검의 경우도 안전점검이 아닌 일반 숙박시설 점검에 가까워 위생 등 숙박업소 관련 항목만 포함되고, 보일러 같은 난방시설은 점검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대책회의를 통해 난방도 농어촌 민박 점검사항에 포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청은 최초 건축물 허가시 난방설계 부분에 대해서는 점검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문제 펜션은 건축허가를 받은 당시 가스 관련 진단에서 문제 없이 허가를 얻었다. 현재까지 펜션에 대해 별도의 불법 증축이나 재개축 등 법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현재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 대해 1차 감식을 완료하고, 2차 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사고원인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과 함께 학생들이 마신 음료수에 대한 독극물 검사에 들어간다. 또한 이전에 같은 방에 묵었던 다른 투숙객에 대해서도 조사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감식에는 15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책본부는 사고수습반, 학생지원반 등 5개 상황반을 꾸리고 피해자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청을 통해 학생 심리상담 전문가를 통한 상담센터가 운영되고, 일반 시민들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후유증을 방지하기 위해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김한근 시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와 유가족의 의견에 따라 본부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정부, 강릉시 교육지원청, 은평구청, 원주시청과도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회의를 통해 환자나 보호자, 유족에 대한 개별적인 접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강릉=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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