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현재 지수가 바닥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반등을 예상하고 단기 수익률이 높은 레버리지 펀드에 자금이 유입될 법도 한데 오히려 최근 한 달간 700억원 이상의 돈이 유출되는 등 연말 산타 랠리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강하다.
1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73개 레버리지 펀드에서 한 달 동안 728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는 최근 3개월과 6개월 각각 7,488억원, 1조4,297억원이 순유입된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이달 들어서도 증시 부진이 이어지자 현재가 바닥이고 추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진 결과로 분석된다. 가장 큰 규모(2조4,261억원)의 레버리지 펀드인 ‘삼성KODEX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경우 올해 수익률이 -34.93%에 달하는 등 투자자 손해도 막심한 상태다. 레버리지 펀드는 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기초지수 상승률의 1.5~2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레버리지 펀드의 인기와 비교해봐도 국내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한 달 동안 레버리지 펀드에는 8,180억원이 들어왔다. 당시 코스피지수가 2,070~2,080선으로 지금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반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지금과 달리 많았던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에 들어가는 등 악재가 부분적으로 해소됐지만 증시가 여전히 불안하자 투자자들의 기대가 크게 꺾인 것 같다”며 “이달 들어서는 지수가 오를 때도 상승폭이 낮아 단타 투자자들도 레버리지 펀드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연말 반등 장세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은 다소 완화됐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기대하는 산타 랠리가 나타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