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인격모독” 이학재 사태, 감정싸움 확대

김관영 “정보위원장직 가져가면 벼룩의 간 빼먹기”
이학재 “선수·나이 선배인데 인격모독 발언” 발끈
나경원 “비교섭 평화·정의도 위원장 계속 하잖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복당한 이학재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학재 의원의 국회 ‘정보위원장직’ 반납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의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 의원이 정보위원장 자리를 유지한 채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복당하자 바른미래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라고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한국당과 이 의원은 “당적을 변경했다고 상임위원장 직을 내려놓은 적은 없다”며 맞서면서 ‘같은 논리라면 비교섭단체인 평화당과 정의당이 과거 공동교섭단체 시절 얻은 농해수위원장·정치개혁특별위원장 자리도 내놓아야 하는 거 아니냐’며 반격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 간에 ‘거짓말’, ‘인격 모독’ 같은 날 선 표현이 오가며 감정의 골을 깊어지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학재 의원이 한국당으로 가면서 정보위원장 자리를 가져간다면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 공개 발언에서도 “이 의원이 ‘그동안 당적 변경과 관련해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은 전례가 없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2015년 진영 의원과 1998년 김종호 의원이 당적을 옮기며 각각 안행위원장, 정보위원장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원 구성 및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한 교섭단체 합의문을 봐도 이 의원의 논리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올 7월 10일 3당 교섭단체의 원 구성 합의문을 직접 들어 보이며 “분명 상임위원장 자리를 더불민주당 8, 한국당 7, 바른미래당 2, 평화와정의(당시 공동 교섭단체) 1로 해서 합의한 것이 나와 있다”며 “한국당이 원 구성 협상에 관한 합의정신을 지켜달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게도 “이 부분에 관한 명확한 정리를 촉구한다”며 “정치 도의가 지속되는 국회를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제43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원내대표의 “벼룩의 간” 발언에 이 의원은 발끈했다. 이 의원은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가 열리는 도중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많이 부족하지만, 선수(選數)나 나이로나 내가 선배인데 ‘벼룩의 간’ 같은 인격 모독성 발언까지 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바로 잡을 게 있으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제도를 만들어야지 (탈당·복당) 기자회견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거짓 정보로 인격 모독 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 발전에 맞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정보위원장 경선 때 이혜훈·이학재 의원 중 누가 이기더라도 1년씩 하고 교대하기로 했다’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적을 변경했다고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등의 주장이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공동 교섭단체 붕괴 후에도 계속 농해수위원장·정개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평화당·정의당 사례를 거론하며 “비교섭단체가 상임위·특위 위원장을 맡은 점과 정보위원장을 맡은 채로 당적을 변경한 경우 어떻게 할지를 모두 이야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문제 삼자면 평화당·정의당도 당사자가 된다는 것이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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