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9일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노동조합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내년 금융감독원 예산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선 무리한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찬을 겸한 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한국GM의 R&D 법인 분리를 찬성한 것은 이런 조치가 한국GM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생산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글로벌 완성차업계 트렌드가 생산 법인과 연구 법인을 분리 운영하고 기술력이 뛰어난 국가에서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하는 것”이라며 “GM이 선정한 전세계 108개 우수 부품업체 중 한국 업체가 27개 업체를 차지하는 것도 한국을 연구·개발 기지로 삼는 근거가 됐다고 본다”고 짚었다. 그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허용해주는 대가로 GM이 한국에서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은 부품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조가 협상 결과에 반대입장을 고집해 생산효율이 감소되고 GM 조기 철수의 빌미를 제공한다면 노조의 반대는 도대체 누구의 이해관계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노조가 법인 분리를 계속해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의 내년 예산 편성을 두고 불거진 금감원과 갈등설에는 “금감원 예산안은 감사원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앞서 요구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면서 “금융위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이 금감원과 함께 하는 일인데 금감원을 통제하려 한다면 그건 하수들이 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전북 지역에 금융중심지를 조성하는 것에 대해선 “연구용역을 준 상태”라면서 “타당성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속한 금융 지원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사업재편과 환경·안전투자 촉진 등을 위한 15조원 상당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신속히 가동될 수 있도록 세부 운영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0조원 상당의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 프로그램과 5조원 상당의 환경·안전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이른 시일 안에 시작해 효과를 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 등이 담긴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17일 발표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자동차부품업체와 중소 조선사의 자금 애로를 해결하는 데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자동차 부품업계의 자금 마련을 위해 사채 발행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중소 조선사·기자재 업체에 1조7,000억원 상당의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국회를 통과한 규제혁신 입법의 효과가 현장에서 제대로 나타날 수 있도록 법을 집행하는 데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3월 중 예비인가 신청과 5월 중 예비인가 발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