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 스마트제조혁신센터. 도넛 모양의 자동차 부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빠르게 지나는 동안 천장에 설치된 1,200만 화소 카메라가 24장의 부품 사진을 다각도로 촬영했다. 사진은 5G 통신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된다. 이어 인공지능(AI)은 해당 사진을 빠른 속도로 분석해 불량 여부를 판명한 뒤 5G 통신으로 컨베이어 벨트 끝자락의 로봇팔에 지시한다. 로봇팔은 전송한 명령대로 정상품은 오른쪽, 겉면에 흠이 생긴 불량품은 왼쪽으로 분리했다. 5G 스마트팩토리의 주요 솔루션 중 하나인 ‘5G 머신비전’의 시연 장면이다. SK텔레콤의 5G사업 1호고객인 명화기업이 현재 사용 중인 서비스다. 명화기업은 지난 1일 이를 도입한 이후 기존보다 2배 가량 업무 효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머신비전 옆에는 5G 다기능협업로봇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로 2m, 세로 1m, 높이 1.5m의 이 로봇은 3D 탐지 기능을 탑재하고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로봇은 좁은 공간 내를 이동하며 자동차부품을 적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자는 5G 통신을 바탕으로 로봇의 실시간 작업상황과 공장 내부를 확인하며 원격 조정을 할 수 있다. 5G 다기능협업로봇은 내년 상반기 자동차부품업체 셰플러의 안산공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24시간 공장 가동이 어려워졌지만 5G 다기능협업로봇을 투입하면 심야 가동이 가능해진다”며 “기존 와이파이는 끊김 우려가 있었고, 유선은 배선작업 등 불편함이 있었지만 5G 무선통신으로 끊김 없이 제어 명령을 내려 작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20일 공개한 스마트팩토리 5종 솔루션에는 5G를 이용한 미래 공장의 모습이 구현돼 있었다. 다기능협업로봇·스마트유연생산설비·자율주행로봇·스마트글래스·머신비전 등 5가지 솔루션은 생산설비의 실시간 정보를 5G로 전송하고 관리자나 AI는 상황에 맞춰 자동화기기를 조작하도록 설계됐다. 과거 이 같은 생산방식은 유선으로 이뤄지거나 현실화하기 어려워 구축을 포기한 바 있다. 유선으로 자동화를 구축할 경우, 배선작업이 필요해 공장의 생산라인 변경이 더디거나 공간활용에 불편함이 있었다. 또 와이파이 등 무선으로 구축하게 되면 끊김 현상 등 작업의 불안정성이 생길 수 있어 공정라인 전반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5G통신은 스마트공장에서 기존 통신망의 단점을 극복해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장비 가격상승, 숙련공의 노하우 전수 단절, 데이터 처리량 급증 등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는 특히 활용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5G네트워크, 특화 솔루션 등 필요한 모든 사항을 묶은 ‘올인원(All-in-One) 패키지’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올인원패키지를 도입하면 작업자가 실시간 상황을 보고 제어만 하면 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은 지난 3년간 생산성이 30% 증가하고 불량률이 43.5% 감소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장홍성 SK텔레콤 사물인터넷(IoT)·데이터 사업단장은 “머신비전의 경우, 생산성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나는 등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이 많다”며 “지방에 소재한 대기업 계열사 여러 곳과 논의 중이며 앞으로 적용 회사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산=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