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20' 인터넷기업에 韓 없어…IT강국의 굴욕

한경연 "신사업 막는 규제 탓"

시가총액 기준 세계 20대 인터넷 기업에 한국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미국 업체는 11개, 중국 업체는 9개로 미국과 중국이 정보기술(IT)의 혁신을 주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투자 거물 메리 미커가 24년째 발간해온 인터넷 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한경연은 “세계 20대 인터넷 기업 명단에 한국 업체가 없는 것은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신사업 규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3년 시가총액 20위에 포함됐던 한국의 네이버와 일본의 야후재팬·라쿠텐 등은 중국 기업에 밀려 순위에서 탈락했다. 중국은 2013년 텐센트·바이두·넷이즈 3개가 포함됐지만 2018년에는 9개로 증가했다. 알리바바, 디디추싱(차량공유 업체) 등이 새로 포함된 덕분이다. 미국 기업들은 시가총액이 급증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013년 4,180억달러에서 2018년 9,240억달러로 120%가량 증가했다. 아마존(547%), 마이크로소프트(158%), 구글(156%), 페이스북(860%) 등 나머지 ‘톱 5’ 기업 모두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강세는 각종 혁신을 시도할 만한 사업환경 덕분이라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국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규제 때문에 사업을 시작할 수조차 없는 분야에서 시가총액 720억달러에 달하는 우버가 탄생했고 아마존은 드론을 활용한 배송인 ‘프라임 에어’를 오는 2019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 아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이 핀테크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중국 BAT는 스마트의료 분야에서도 앞서 가고 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한국이 글로벌 톱 수준에 접근하기에는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 “좀 더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신산업 육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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