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고 학생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강릉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학생들의 빈소에서 줄지어 서 있다./연합뉴스
21일 오전 8시20분께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 교문 입구에는 학생들이 일렬로 길게 도열했다.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가슴팍에 근조 리본을 매달았다. 침통한 분위기 속 몇몇 학생들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날 오전 ‘강릉 참변’ 희생자인 서울 대성고 3학년생 유모(18)군의 발인이 동료 학생과 학부모들의 배웅 속에 치러졌다.
오전 8시40분께 교문 앞 도로에 등장한 운구차는 유족과 유군을 싣고 대성고 친구들의 도열 속에 정문으로 들어섰다. 운구차는 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돈 다음 10여 분 뒤 모교와 작별인사를 마치고 장지로 떠났다. 운구차가 떠나자 이날 오전 일찍부터 합동분향소를 지키던 대성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몰려 나왔다. 일부 학생들은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내며 잠시 숨을 고르기도 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날 강릉 참변 희생자 3명의 발인이 진행된다. 유군의 발인은 오전 8시에 이뤄졌고 낮 12시에는 안모(18)군과 김모(18)군의 발인이 진행된다. 발인 후 세 학생은 운구차를 타고 대성고에 들렀다 장지로 떠난다.
강릉 참변 피해자인 대성고 학생 10명은 지난 18일 오후 1시15분께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의식을 잃고 입에 거품을 문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건 당시 이들의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정상치 대비 8배 가량 높은 155ppm에 이르렀다. 발견 당시 유군을 비롯한 3명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돼 강릉 고려병원과 아산병원에 안치됐다가 19일 서울 빈소로 옮겨졌다.
관계기관은 이번 참변 원인을 사고 펜션 베란다에 설치된 보일러의 배관 연결부 문제로 일산화탄소가 유출된 것으로 잠정결론 내렸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