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머니] 과천 전지역 들썩, 하남도 중장기 상승..인천은 "계양만 호재"

■ 집값 전망 갈리는 3기 신도시
"서울보다 경기·인천 파급" 분석
계양·과천 집주인 매물 거두기도
하남, 강남권 수요 일부 대체 기대
남양주, 10만가구 입주 앞둬 타격
1·2기 신도시도 하락 압력 커질듯


하남, 과천, 인천 계양, 남양주 등 3기 신도시가 발표되면서 해당 지역 주택시장은 가격 상승 기대감과 물량 폭탄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으며 과천과 계양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까지 나오고 있다. 동시에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남양주에서는 물량 폭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법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표된 3기 신도시가 강남 등 서울 주택시장보다는 경기와 인천 주택시장에 더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계양 지역과 그 외 지역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과천은 호재일 가능성에 더 무게가 쏠리고 있다. 동쪽에 자리 잡은 하남과 남양주의 경우 동시에 대규모 3기 신도시 건설이 추진되면서 어느 한쪽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한 전문가는 “서울에 미치는 영향은 전문가별로 다소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확실한 것은 3기 신도시로 인해 경기·인천 주택시장과 1·2기 신도시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인천은 계양만 호재, 과천은 전 지역 상승 기대=계양구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인천은 수도권 지역에서 유일하게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는 지역이다. 이는 아파트 값에도 반영되고 있다. 올 1~11월 인천 아파트 값은 0.33% 하락했다. 계양구도 이 기간 동안 -0.8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주택보급률 등을 고려해볼 때 신도시 조성으로 지역 간 편차가 더욱 심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계양구는 가격 상승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인근 지역의 경우 집값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천 계양구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과천은 입지여건 등을 고려할 때 전 지역이 고루 신도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천은 올해 들어 1~11월 아파트 값이 13% 상승했다. 신도시 조성에 따른 교통망 확충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과천 신도시 조성은 인근 지역인 안양 주택시장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동시 신도시 조성 들어가는 하남·남양주=신도시 4곳 가운데 2곳은 하남과 남양주 등 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두 지역은 이미 여러 곳에서 택지개발 사업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2곳의 3기 신도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무려 9만8,000가구(신도시 4곳 12만2,000가구)에 이른다. 그만큼 물량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올해 아파트 값 상승률을 보면 하남은 8.96% 오른 반면 남양주는 0.39% 하락했다.

우선 하남은 서울 강남권 수요를 어느 정도 대체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번 신도시 조성이 나쁘지는 않다. 현재 거대 주택단지로 변모해가는 하남 미사지구의 경우 강남 수요가 제법 몰려든 대표적 지역이다. 하남시 교산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교남은 위례신도시 북단과 감일지구·미사지구를 잇는 주거벨트를 형성할 것”이라며 “교산은 특히 감북지구 등보다 저평가돼 있어 3호선 연장으로 교통문제가 해소되면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남양주는 물량 폭탄의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남양주 퇴계원면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별내신도시·다산신도시까지 합쳐 남양주시에만 10년간 10만가구가 입주한다”면서 “시세 하락도 걱정이고 땅 주인들은 보상금을 제대로 못 받을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1·2기 신도시는 악재…집값 하락 전망 우세=정부는 이번 집값 대책에 2기 신도시 쪽으로 서울 지하철을 연장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1·2기 신도시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솔솔 나오고 있다. 판교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피해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2기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가운데 이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3기 신도시 조성이 예정돼 있어서다.

실제로 서울부터 거리가 1기 신도시는 5㎞, 2기는 10㎞인 데 비해 3기 신규택지는 2㎞에 불과하다. 과천 신도시가 들어서면 인근 산본·평촌, 인천 계양이 들어서면 검단·김포·청라·송도 등이 집값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포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이번 3기 신도시가 오히려 애꿎은 1·2기 신도시 주택시장만 더 침체시킬 것”이라면서 “3기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하면 인근 지역들은 미분양에 몸살을 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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