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형 그랜저.
2018년 베스트셀러 카를 두고 벌이는 레이스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국내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국산·수입차 각각 상위 차종을 추렸다. 국산차에선 상위 10개 모델을 현대·기아자동차가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가운데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10위권에 3개 모델을 올리며 판매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그랜저 1위, 싼타페 10만대 목전=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랜저는 지난달까지 10만2,682대 팔렸다. 하이브리드 모델만 2만2,161대가 팔려 실적을 주도했다. 이변이 없다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대판매 모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위 자리에도 현대차의 싼타페가 올랐다. 싼타페는 지난해 같은 때보다 107.4% 늘어난 9만8,599대를 판매했다. 출시 직후인 3월 판매량이 1만3,076대를 기록한 이후 매달 1만대 가량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어 10만대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은 데다 SUV 선호 추세가 맞물린 덕분이다.
기아차 카니발이 7만914대가 팔아치우며 4위를 기록했다. 최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면서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높인 효과를 보고 있다. 기아차 쏘렌토와 현대차 소나타가 각각 6만2,055대, 6만656대를 판매하며 뒤를 이었다.
현대차 코나는 쌍용자동차 티볼리를 밀어내고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나는 지난달까지 4만5,876대 팔렸다. 지난해 같은 때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실적이다. 반면 같은 기간 티볼리 판매량은 22% 줄어들어 10위에 턱걸이했다. 국내 소형SUV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소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티볼리가 코나 출시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벤츠 E시리즈 돌풍=수입차에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벤츠 ‘E300’이 8,336대로 수입차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E300과 E200이 각각 7,816대, 7,194대를 팔아치우며 2위와 5위에 올랐다. 베스트셀링 5위권에 3개 모델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벤츠코리아는 수입차 최초로 7만대 판매를 눈 앞에 두고 있다. 1~11월 벤츠코리아 판매는 6만4,325대를 기록하고 있다.
렉서스 ES300h는 7,805대를 판매하며 3위에 올랐다. ‘화차(火車) 게이트’로 몸살을 앓은 BMW520d는 7,668대를 판매해 4위에 올랐다. 지난 4월 판매 재개한 아우디 A6 35 TDI가 5,194대로 7위를 기록했고,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도 4,446대(9위) 판매하며 9위에 이름을 올렸다.
◇SUV 기세등등, 반등 노리는 디젤=국산차 베스트셀링 10개 모델 중 SUV만 4종이다. 현대차 싼타페와 코나, 기아차 카니발과 쏘렌토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단 못지 않은 승차감을 갖춘데다 최근 유가가 떨어지면서 유지 부담도 떨어진 게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며 “레저 문화가 확산되면서 SUV 모델이 점점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며 “국내 업체가 다양한 신모델을 도입하면서 신차 효과도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시장에선 디젤차의 추락이 두드러진다. 11월 누적 판매 기준 디젤 모델의 점유율은 지난해 47.4%에서 올해 41.3%로 6.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이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연비를 속인 ‘디젤게이트’가 터지기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점유율이 70%에 달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올해 들어서도 디젤 엔진을 단 BMW의 배기순환장치의 결함으로 발생한 화재가 디젤의 추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달부터 신차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BMW는 SUV 모델인 X2, 신형 X4 사전 계약에 들어갔다. 벤츠 역시 인기 모델인 C클래스 페이스리프트에 이어 풀체인지된 4도어 쿠페 CLS 모델의 판매를 시작했고 내년 중형 SUV GLE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 출시 이전 만큼은 아니지만 점유율 하락세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