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과 이혼 후 재결합했다가 다시 이혼할 경우 전체 혼인 기간을 합산해 공무원 연금을 분할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미지투데이
공무원과 이혼 후 재결합했다가 다시 이혼할 경우 배우자의 공무원 연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법원은 전체 혼인 기간을 합산해 공무원 연금을 분할해야 한다는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공단에 “분할연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연금을 분할해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정은 다음과 같다. A씨는 공무원이었던 B씨와 1986년 결혼했다가 2007년 이혼했다. 두 사람은 2008년 9월 재결합했지만 2016년 말 다시 헤어졌다. B씨는 2012년 말 퇴직했다.
A씨는 두 번째 이혼 뒤 공무원연금공단에 B씨의 공무원 연금 분할 지급을 청구했다. 공단은 두 사람이 2008년 재혼한 뒤 5년이 안 된 2012년 말 B씨가 퇴직한 만큼 요건이 안 된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현행 공무원연금법상으로는 배우자가 공무원으로 재직한 동안의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이면 이혼할 때 공무원 연금의 일정액을 분할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두 사람의 전체 혼인 기간을 합산해서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의 관련 조항은 ‘배우자가 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 기간’이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중간에 이혼으로 인한 단절이 있을 경우 이전의 혼인 기간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분할연금제도의 취지도 공무원과 이혼한 배우자에게 연금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해 분배받게 하는 한편 이를 기초로 일정 수준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차 혼인 기간에 부부가 공동으로 연금 수급권 형성에 기여한 부분 역시 2차 혼인 기간과 동일하게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1차 이혼했을 때 공무원 연금에 대한 별도의 재산 분할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A씨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