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기성세대가 한번 읽어볼 만한 책으로 권장되고 있다. 예전에는 ‘X세대·신세대’ 등이 젊은 계층을 나타내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90년대생’이라는 단어가 기존 세대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세대를 의미하고 있다.
미디어 시장에서도 새로운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년 전부터 TV를 뛰어넘어 스마트폰이 필수적인 매체가 됐다. 이렇게 변화된 미디어 시장에서 우리도 이제 스마트폰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성세대가 아닌 90년대생의 입장에서 살펴볼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의 급성장에 따라 방송 시장을 둘러싼 경계의 붕괴가 일어나는 상황이다. OTT 시장에서는 기존 유튜브·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등도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방송 시장의 강자가 되고 있다. 이처럼 방송통신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이 보다 치열해짐에 따라 콘텐츠 제작부터 유료방송 플랫폼까지의 가치사슬 간 연계를 강화해 살아남기 위한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아직 이러한 움직임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가격 경쟁력을 주요 무기로 내세웠던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러한 시도를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주요 매체가 됐고 경쟁의 양상 역시 달라짐에 따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1990년대생의 입장에서 미디어 시장을 볼 때, OTT 서비스와 유료방송 서비스는 이제 별 차이가 없어졌다. 본인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있으면 접근하는 방식, 이를 이용하는 매체가 다를 뿐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은 동일하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해외와 같이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물어 미디어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 중 하나로 기존의 유료방송사업자 간 인수합병(M&A)에 대한 사전 규제에서 벗어나 사업자 간 M&A 활성화로 경쟁이 발생할 수 있도록 유인하고 그에 따른 효과를 이용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국내 콘텐츠 시장을 육성할 수 있도록 국내 방송 시장을 둘러싼 경계도 유연하게 함으로써 이용자들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미디어 시장에 스마트폰이 새로운 매체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중요한 매체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1990년대생의 입장에서 미디어 산업을 생각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