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 10대 뉴스

■트럼프·김정은 세기의 북미정상회담

6월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처음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센토사=EPA연합뉴스

2018년은 지구촌 마지막 냉전의 땅인 한반도에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며 세계사적 대전환의 첫발을 뗀 한해였다.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을 연출했던 미국과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의 주인공이 되며 대화 모드로 급반전했다.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만난 두 정상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여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골자로 한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이 골자다. 이를 위해 양국은 △새로운 북미관계 설정 및 양국 평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노력 △김 위원장의 한반도 완전 비핵화 약속 △전사자 유해(6,000여구) 발굴 및 포로송환 등을 약속했으며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미중 총성 없는 무역전쟁…글로벌 경제 격랑

12월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연합뉴스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2018년 내내 총성 없는 무역전쟁을 벌였다. 지난 3월 미국 행정부가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무역전쟁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12월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90일간의 휴전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은 휴전기간에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習황제·차르…‘스트롱맨’ 전성시대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6월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최고 권위의 ‘우의훈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2018년은 극우주의와 자국중심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신권위주의를 앞세운 ‘스트롱맨’이 위세를 떨쳤다. 대표주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 다른 스트롱맨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가주석 임기제한을 폐지해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졌다. 4기 집권체제에 들어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새로운 스트롱맨까지 더해져 기존 국제질서를 흔들고 있다.

■미 중간선거서 민주당 하원 탈환…트럼프 쓴맛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지난 11월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8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며 ‘마이웨이’식 폭주를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의 하원 탈환으로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및 경제정책에서 속도 조절과 방향 선회가 불가피해졌다. 성탄절 직전 예산안을 둘러싸고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맞아 미 정치권의 불협화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 긴축 고삐에 신흥국 통화 출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준금리 인상 및 내년 속도 조절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지난 2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취임 이후 네 차례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큰 위기를 맞았다. 미 금리 인상이 촉발한 달러 강세와 신흥국 자본이탈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등 신흥국들이 통화위기에 시달렸다. 또 미국증시 역시 금리 인상의 후폭풍과 연말 ‘파월 해임설’까지 나돌며 폭락했다.

■캐러밴·로힝야족…세계 곳곳 난민 행렬

10월27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이민자들로 구성된 캐러밴이 남부 멕시코 아리아가를 빠져나가고 있다. /아리아가=AFP연합뉴스

미국과 멕시코 등이 중미국가 출신들의 대규모 이민행렬인 ‘캐러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주자 수천명이 멕시코를 거쳐 국경에 다다르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군 병력을 배치하고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소수민족 로힝야족 70만명도 인종청소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대피하는 등 유럽 대륙의 뜨거운 감자였던 난민 문제가 아메리카와 아시아 등 전방위로 확산됐다.

■미국, 이란 핵 합의 파기·제재 복원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11월5일(현지시간) 내셔널프레스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유거래 차단 등 대(對)이란 제재 전면재개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지난 5월8일(현지시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2단계 제재로 이란산 석유 수입, 이란과의 금융거래가 금지됐으며 이란과 거래한 외국 기업들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은 또 10월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도 공식화해 냉전 이후 유지돼온 세계 핵 질서에 파장을 일으켰다.

■카슈끄지 피살…중동 정세 뒤흔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지난 10월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제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사우디 정부는 처음에는 카슈끄지 피살 자체를 부인했지만 관련 증거가 드러나자 계획된 살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의 개입 의혹은 강력히 부인했다.

■대형 산불·태풍·강진에 지구촌 신음

12월23일 인도네시아 반텐주 안야르 지역에서 한 남성이 쓰나미로 차량과 건물이 뒤엉켜 폐허가 된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안야르=EPA연합뉴스

2018년에는 산불과 태풍·지진 등 각종 대형 자연재해가 지구촌 곳곳을 휩쓸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7월부터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스에서도 대형산불로 99명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7월 롬복섬에서 발생한 지진을 시작으로 9월과 12월에도 지진과 이로 인한 쓰나미로 수천명이 숨졌다. 또 ‘제비’ 등 잇따른 슈퍼 태풍으로 아시아 전역에도 많은 피해를 남겼다.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마크롱 정치적 위기

12월1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정책에 반대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가 파리 시내 개선문 앞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으며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행정부의 유류세 인상 조치에 반발해 들불처럼 번진 ‘노란 조끼’ 시위가 지난해 5월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을 최악의 정치적 위기로 몰아넣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의회에서 불신임안이 발의되는 등 굴욕을 맛봤다. 11월17일 처음 시작돼 주말마다 프랑스 전역을 강타한 시위의 참여 누적인원은 한 달도 안 돼 70만명을 넘었다. 성난 민심을 등에 업은 노란 조끼 시위는 유럽 전역에서 반정부시위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