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연말을 맞아 배당을 비롯해 지배구조 개편, 자회사 가치 상승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주회사가 주목받고 있다. 한진칼(180640)·효성(004800)·CJ(001040) 등 지주회사 종목은 최근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에 힘입어 주가 상승이 나타났다. 다만 자회사들의 가치가 주가로 평가되는 특성상 올해 전체로 보면 주가 하락폭이 컸다. 증시 전망이 밝지 않은 내년 역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에는 개별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 상승 여부 등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수 있어 이를 고려한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7일부터 24일까지 12거래일 동안 한진(002320)칼 주식 85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진칼의 주요 자회사인 한진·대한항공(003490) 등의 실적 개선, 지배구조 개편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한진그룹 주요 사업회사들의 실적이 장기적인 개선 단계로 진입하고 있어 개별 사업회사의 영업가치가 재평가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한진칼은 11월 국내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경영 참여 목적의 지분 9% 취득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편 및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 달간 65.28%나 급등했다.
효성은 최근 유상증자로 조현준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50% 이상으로 높아졌고 효성티앤씨(298020)·효성중공업(298040)·효성첨단소재(298050)·효성화학(298000) 등 4개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20%를 넘어서게 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마무리됐다. 이를 계기로 기업 가치 제고에 역량이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효성은 10월 주당 4,000원 이상 현금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올해 효성의 배당수익률은 6~9% 수준이다. 효성은 이달 들어 올해 월간 기준 가장 높은 15.0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기금이 3일부터 24일까지 180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40% 가까이 하락했던 CJ는 11월 한 달간 19.72%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 2.68%의 상승률로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4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이 99억원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14일부터 21일까지(20일 제외) 5거래일 동안 기관투자가가 142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CJ는 보통주, 우선주 1주당 신형우선주 0.15주를 지급하는 주식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한 다음날인 21일 5.41% 급등하며 주목받았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타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경영권 승계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우선주 재평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너 2·3세가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의 우선주를 매입해 10년 후 보통주 전환 등 조건의 신형우선주 배당으로 의결권·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CJ는 CJ제일제당 등 계열사들의 인수합병(M&A) 및 지배구조 개편으로 사업 영역을 조정해왔다. 최관순 SK증권(001510) 연구원은 “이재현 회장 복귀(2017년 5월)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 사업 영역이 강력해지고 있으며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차츰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