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이호재기자.
내년 집값이 경기와 대전, 세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15개 지역본부가 지역별 주택시장 전문가 172명을 대상으로 11월15일∼12월 5일 설문 조사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26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2018년 12월호)에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모니터링: 지역별 주택가격 변동요인 및 향후전망’을 실었다. 건설과 부동산업 종사자 86명, 은행 등 금융업 종사자 40명, 연구원과 교수 등 46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내년 부산과 울산, 강원, 충북 지역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북과 경남, 충남도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70∼80%대였다. 서울의 경우 소폭 하락(53.3%)과 하락(13.3%)을 합해 하락 예상이 3분의 2에 달했다. 반면 경기와 대전, 세종은 상승 전망이 60%대로 하락 예상보다 많았다. 대구는 하락과 보합 의견이 비슷했고 제주는 일부가 소폭 상승 의견을 보였다.
이들이 꼽은 내년 집값을 떨어뜨릴 위험 요인은 대출규제 강화 등 정부정책(서울, 인천, 부산, 대구)과 지역경기 악화(울산, 경남), 미분양물량 적체(충남, 충북, 경북), 투자심리 둔화(광주, 전남) 등이었다. 상승시킬 주요 요인은 인근지역 가격 상승(경기, 대전), 개발 호재(세종), 주택 순공급 감소 등이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주택매매가격의 상승률은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서울이 6%대, 광주, 전남, 대전, 세종, 대구 등이 2∼3%대 상승률을 나타낸 반면, 울산과 경남은 각각 6%와 4%대로 되려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집값이 급등한 배경으로 풍부한 유동성(31.7%)과 개발호재(24.4%), 인근 지역 가격 상승(17.1%) 등을 짚었다. 경기와 광주·전남의 경우 인근 지역의 가격 상승이 집값이 오른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세종·대전·대구는 개발 호재가 상승 이유로 제시됐다. 세종과 제주의 경우엔 인구유입과 1∼2인 가구 증가 요인도 주요한 요인이었다. 세종은 내년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전할 예정이다. 반면 올해 하락세를 보인 부산과 울산, 경남은 지역경기 악화와 대출규제 등 정부 정책이, 충남, 충북, 경북은 미분양 적체 등이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그리고 이러한 집값 하락 요인이 내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가 내놓은 9·13 정부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대해선 대부분 전문가들은 효과가 있었다고 봤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으로는 대출규제 강화가 꼽혔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 강화의 경우엔 과세 대상이 적어서 실제 과세 강화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주택공급 확대는 개발 기간이 길다는 점과 수혜지역은 오히려 값이 오른다는 지적이 있었다. 주택시장 규율 강화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호가 담합과 시세 왜곡 등은 적발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집값 상승요인으로 단정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보였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