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동남부 구시로에서 밍크고래를 포획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이 국제포경위원회(IWC)를 탈퇴하고 내년 7월부터 약 30년 만에 식용 고래잡이를 재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일본 내 지역 포경단체들은 환영했지만 고래 남획 방지를 위한 국제기구를 탈퇴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내년 7월부터 상업포경을 재개하기 위해 IWC에서 탈퇴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탈퇴안은 전날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IWC 규정에 따라 일본 정부가 내년 1월1일까지 탈퇴 의사를 통보하면 6월30일 탈퇴안이 발효된다. 일본은 IWC 탈퇴 후 일본 근해나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고래잡이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남극해에서 연구 조사를 위한 고래잡이는 할 수 없게 된다.
일본인들은 고래고기를 즐겨 먹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회원으로 가입한 IWC가 지난 1988년 상업포경을 금지함에 따라 이후 조사 목적의 포경만 실시해왔다. 일본은 최근 고래 자원량이 회복되고 있다는 근거로 IWC에 상업포경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결국 탈퇴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때 20만톤 이상이었던 일본의 고래 소비량은 최근 고래잡이의 잔혹성 및 포경 제한 등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연간 5,000톤가량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식용고래 포획을 위해 국제기구를 탈퇴하면서 주변국의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샘 앤슬리 그린피스재팬 사무총장은 “일본 정부가 연말에 몰래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한 것은 외신의 주목을 피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다”며 “일본 정부는 상업포경을 재개하기보다 해양생태계 보전에 긴급히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