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코트라 무역기반본부장. /권욱기자
“내년 하반기 공식 출범하는 코트라의 ‘해외 바이어 매칭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기업에 적합한 바이어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입니다. 한 마디로 기업 눈높이에 맞는, 가장 어울리는 배우자를 찾아주겠다는 겁니다”
26일 서울 코트라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민호 무역기반본부장은 “현재 100개 업체 접촉 시 5개 업체 정도하고만 거래 조율이 이뤄질 정도로 연결이 쉽지 않지만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매칭률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코트라의 디지털 혁신을 담당하고 있다. 코트라는 올해 해외 바이어 매칭 플랫폼의 내부 시범과제를 마치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다. 2016년 도입된 상담 시스템 ‘빅봇’에 방대한 데이터를 더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이 본부장은 “직원들이 빅봇을 계기로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데이터 품질을 높여보자는 쪽으로 의기투합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는 코트라가 운영하는 B2B e마켓플레이스 ‘바이코리아’를 통해 제공된다.
해외 바이어 매칭 플랫폼의 핵심은 매칭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코트라는 각 무역관에서 발굴한 해외 바이어 68만개 기업, 국내 6만5,000개 기업의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실제 이를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 본부장은 “지금은 현지 무역관이 바이어를 발굴해 한국 기업에 일일이 추천해주는 형식인데 100개 업체 중 실제 연결되는 곳은 5곳이 될까 말까 한다”며 “보다 정교한 데이터를 갖고 매칭을 시작하면 성공률도 높아지고 업무 효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경쟁국에 비해 수출 비중이 낮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본부장은 “이미 안정적인 해외 시장을 확보한 기업들과 달리 대다수 중소기업은 해외 시장에 진출할 인력도 자금력도 부족하다”며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코트라와 이 플랫폼이 나침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호 코트라 무역기반본부장. /권욱기자
현재 국내 중소기업은 대형 수출상담회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를 찾지만 여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 본부장은 “수출상담회에는 수백 개 기업이 참여하고 수출 품목이 비슷비슷하다 보니 키워드 몇 개만 가지고 검색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미스 매칭이 발생하기 쉽다”면서 “코트라의 매칭 서비스는 아마존·알리바바처럼 기업의 행동 양식을 데이터로 축적해 정확한 파트너를 찾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트라는 내부 시범과제 기간 동안 중복된 데이터를 잡아내는 등 빅데이터 구축의 기반을 닦은 뒤 매칭 서비스 품질을 계속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 본부장은 “몇 만 명의 바이어가 참여하는 국제 전시회 주관업체 등과 데이터 협력을 논의하는 등 다각도로 데이터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우리도 그쪽에 줄 게 있어야 핵심 정보가 공유되는 만큼 절충점을 찾기 위한 ‘밀당’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본부장은 “정확하고 방대한 데이터가 있으면 시스템이 빠르게 고도화될 수 있겠지만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며 “유관 기관들이 데이터 공유나 개방을 통해 모두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