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이아영 연구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은퇴 직후 남성이 여성보다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투데이
은퇴 직후 남성이 여성보다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의 이아영 부연구위원은 ‘보건복지 ISSUE & FOCUS’에 실린 ‘은퇴가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6일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고령화패널조사 1~6차 자료를 활용해 은퇴를 정의하고, 정신건강과 인지기능을 측정하는 간이 지표로 은퇴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은퇴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50대 후반~60대 이후의 경우 은퇴자의 우울증을 나타내는 지표(CES-D)가 계속 일하는 사람보다 훨씬 높았다. 은퇴가 우울증 발병 가능성을 높이고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건강 수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나타난 것이다. 다만 은퇴 후 시간이 지날수록 주관적 건강에 주는 부정적 영향은 점차 사라졌다. 성별에 따른 은퇴 후 정신건강·인지기능 변화를 보면, 남성의 경우 은퇴 직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은퇴 후 다시 일할 경우엔, 우울증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고 주관적 건강과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아영 부연구위원은 “한국에서 일은 사회와의 연결통로로 그 역할이 크고, 이런 이유로 은퇴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과 연결망(networks) 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중·고령층의 정신건강과 인지기능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 영역뿐 아니라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은퇴 후 생산 및 사회활동 참여 유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