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장외시장에서 5조~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알짜 기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면 기아차(000270)(37.6%), 현대모비스(24.9%)가, 현대다이모스는 현대차(47.3%), 기아차(45.4%), 현대위아(5.1%)가 주요 주주다.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계열사를 합쳐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룹 내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을 담당하는 현대오토에버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율 19.5%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이 90%에 달한다. 다만 예상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규모가 크지 않아 상장 후 정 수석부회장이 1,000억~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활용할 추가적인 실탄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플랜B’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달 인사를 끝으로 정 수석부회장 중심의 조직이 구축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의 전략기획을 담당했던 인사인 정진행 부회장이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점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힘을 싣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조윤희·강도원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