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제도는 수능시험에 함몰돼 있다. 모든 교육의 목표가 높은 수능성적이고 대학생들은 내내 A학점이 최고의 가치라고 믿는다. 미국의 한 경영학 교수의 일침이 눈길을 끈다. 사회는 A학점 받는 학생들보다 B학점 혹은 C학점 받는 학생들을 더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A학점을 받은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푸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게 된다.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살아남기 위해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독립심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게 된다. 실패를 경험해본 이들, 공부만 잘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해본 ‘모험생’들이 이 세상을 살릴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한국의 학생들은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키우는 대신 어쩌면 그 상상력을 죽이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닐까. 모든 것을 시험으로 해결하려 하고 무조건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해야 안정된다고 착각하는 한국의 문화가 너무나 안타깝다.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면 정말 자녀의 편안한 삶이 보장될까.
상당히 느린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온 어른들과는 달리 현세대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한 변화를 이뤄가고 있다. 직업 세계 또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사라지는 직업의 숫자도, 생겨나는 직업의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5~10년 후 변화무쌍한 노동시장에 진입할 학생들은 평생 여러 개의 직업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바를 훨씬 넘어설 것이다. 우리는 그 변화에 허덕일 것이 아니라 변화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다양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이들을 똑같은 사람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더 이상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부로 연결되는 시대가 아니다. 자녀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쳐 둔 채 부모가 앞장서서 평범한 월급쟁이의 삶을 사는 것이 최고라고 가르치는 게 정답은 아니다. 자녀에게 취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다양한 기회가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끊임없이 남들과 다르게 되는 연습을 하도록 해야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줄 알아야 부를 창출할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도 절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아니다. 사고가 자유롭고 실패를 경험해봤으며 다양한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다. 한국이 앞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만 하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신의 경쟁력을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 자녀에게 취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더 많은 기회가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공부는 뒤처지더라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우리들의 희망이다. 세상은 누가 바꾸는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