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다우 1,000P 상승 축포 쐈지만..."변동성 여전"

백악관, 리스크 진화에 반등
연말 소비 호조세도 이어져
동반 추락 유가도 8% 폭등
셧다운·과도한 기업부채 등에
시장 자신감회복 시간 걸릴 듯


급락세를 지속하던 미국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폭발하면서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하루 1,000포인트 넘게 폭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된 데 대해 백악관이 총력 진화에 나선데다 연말 소비 호조세가 확인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불식되자 증시가 오랜만에 축포를 쏘아 올렸다는 분석이다.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와 경기둔화 리스크, 과도한 기업부채 등으로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언제든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다우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086.25포인트(4.98%) 오른 2만2,878.45를 기록했다. 다우지수가 하루 1,000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상승률도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16.60포인트(4.96%) 급등한 2,467.7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1.44포인트(5.84%) 상승한 6,554.35에 각각 마감했다. 이로써 21일 미 연방정부 셧다운과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검토설, 24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워킹그룹 회의’ 소집에 따른 시장 불안 자극으로 급락했던 주요 지수는 이틀간의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날 미 증시가 유례없는 급반등에 성공한 것은 시장 불안의 발화점이었던 ‘트럼프 리스크’의 불씨가 백악관의 적극적인 진화로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이날 파월 해임설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100%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므누신 장관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럴 위험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연말 소매판매지표 호조로 미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이 입증된 점도 증시 급등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11월부터 성탄 전야까지 미국 소매판매(자동차 제외)가 전년 비 5.1% 증가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도 사상 최고 수준의 성탄 시즌 매출을 올렸다. 하셋 위원장은 “연말 소매판매가 지붕을 뚫고 치솟았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공급 증가, 증시급락의 폭탄까지 맞으며 동반 추락했던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2월 인도분은 이날 8.7%나 오른 배럴당 46.22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브렌트유는 런던시장에서 7.9% 상승한 54.4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도 27일 3.88% 급등세로 마감하며 이틀 만에 2만대에 재진입했다.

약세장 초입에서 증시가 극적으로 급반등하자 시장에서는 내년 약세장 진입 가능성이 낮다는 안도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아직은 증시 흐름의 완전한 반전으로 해석하기에 이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존 어거스틴 헌팅턴은행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주식 하락은 세계 정책입안자들에 대한 신뢰 부족에 따른 것”이라며 “시장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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