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째 동반 하락하면서 경제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광공업·서비스업도 모두 부진해 전산업 생산은 증가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일부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이미지투데이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째 동반 하락하면서 경제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광공업·서비스업도 모두 부진해 전산업 생산은 증가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일부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계열, 2015=100)는 106.5로 전달보다 0.7% 내렸다. 전산업 생산은 9월에 1.4% 감소한 뒤 10월에 0.8% 증가해 반등에 성공했지만 11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이상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내리며 8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떨어져 6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의복 및 모피(11.6%) 등에서 증가했지만 반도체(-5.2%), 통신·방송장비(-14.4%) 등이 줄면서 1.7% 하락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달보다 1.1%포인트 내린 72.7%고, 제조업 재고는 전달보다 1.7%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늘어나는 추세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전달과 비교한 반도체 생산은 지난 8∼9월 감소한 뒤 10월 반짝 늘었지만 지난 달 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반도체 생산 둔화가 자동차 등과 함께 제조업 평균 가동률 하락에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생산은 최근 호조세 흐름이 꺾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상황이 굉장히 좋아서 더 좋기는 어렵겠지만 둔화 흐름이 세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7%) 는 늘었지만 금융·보험 등이 부진해 0.2% 감소했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비내구재(1.1%) 판매가 늘면서 전달보다 0.5%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9월 2.0% 줄었지만 10월 0.2% 늘어난 뒤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1% 줄며 올해 6월 7.1% 감소한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설비투자는 9월과 10월 늘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설비투자 지표를 견인한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의 공장 증설이 끝나면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0.9%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통상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으로 전환한 뒤 6개월 이상 그 흐름을 이어가면 통계청은 경기가 전환됐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지 검토에 들어간다.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통계청도 경기 전환점 설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계청은 내년 3월 말 발표되는 국내총생산(GDP) 등 지표를 분석해 경기 순환점 설정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어운선 과장은 “ 지난달은 광공업·서비스업 생산 모두 감소해 전체 생산이 감소로 전환했다”며 “소매판매는 증가했지만, 설비·건설 투자가 좋지 않은 탓에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