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빈 갑질 논란 “폭행하기 쉽게 스스로에게 둔기 지니게 해”
인터넷에서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의 저자로 잘 알려진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49)가 수년간 직원을 구타하고 협박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송 대표에 대한 상습폭행·공갈 협박·근로기준법 위반 등 8개 혐의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28일 발표했다.
고소장을 제출한 마커그룹 직원 양모씨(33)는 송 대표가 지난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 여간 서울 강서구 소재의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자신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양씨를 불러 조사를 마쳤고, 녹취파일과 동영상 파일 등 증거자료도 확보했다. 동영상 파일에는 폭행 영상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은 28일 송 대표가 운영하는 마커그룹의 직원 양 씨의 말을 인용해 그가 수년 간 폭행과 협박에 시달렸다고 보도했으며 이와 함께 송 대표로부터 당한 폭행 동영상과 녹취록 등도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송 대표가 한 직원과 대화 도중 주먹으로 갑자기 얼굴을 때리는 장면이 담겼으며, 직원은 고통에 호소 했지만 송 대표는 직원의 등을 두 차례 더 주먹으로 폭행했다.
송 대표는 폭행에 이어 “청부살인으로 너와 네 가족을 해치겠다”, “죽을 때까지 맞아야 돼”, “네 모가지를 자르는데 1억도 안 들어” 등의 막말을 일삼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마커그룹의 최모 부사장이 송 대표가 양 씨를 폭행하기 쉽도록 양 씨 스스로에게 둔기를 갖고 다니게 했다는 점이다.
경찰은 조만간 송 대표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며 경찰 관계자는 “송 대표가 연초에 경찰에 출두해 사건에 대해 진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양씨를 폭행한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이와 같은 논란에 “양 씨는 회사에서 배임·횡령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인물”이라며 “한 번도 때리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양 씨가 먼저 저를 폭행하고 폭언하는 등 폭력을 유도했다. 신분증 등은 스스로 내놓은 것이고 즉시 돌려줬다. 영상과 녹음파일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 대표가 폭행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양측의 상반된 주장이 있는 상황”이라며 “송 대표의 진술을 들은 뒤 고소인을 다시 불러 조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송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타운 우수멘토로 활동했고, 문재인 대선캠프에서는 집단지성센터의 디지털소멸소비자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사진= 송명빈 유투브 캡쳐]
/최재경기자 cjk01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