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한 자궁경부암, 2차 방사선치료로 생존율↑

김용배 세브란스병원 교수팀
5년 생존율 66%까지 높여

자궁경부암 재발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를 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영상. 불규칙한 종양의 모양과 부위에 따라 방사선 조사 범위와 세기를 달리할 수 있다.

자궁의 입구에 생긴 자궁경부암이 재발한 경우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를 통해 5년 생존율을 66%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는 불규칙한 종양의 모양과 부위에 따라 방사선 조사 범위와 세기를 달리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주변의 장기손상은 최소화하는 외부 방사선 치료법이다.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김용배 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이 지난 2007~2016년 수술·방사선치료 등을 받고 재발·전이된 자궁경부암 환자 125명에게 방사선치료 등을 한 후 효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5년, 10년 뒤까지 생존자가 각각 66%, 51%나 됐다. 방사선치료 후 5년간 암이 더 진행되거나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무진행생존율(PFS)도 40%나 됐다.


125명 중 동일부위 종양에 다시 방사선치료를 받은 45명 중 67%는 치료 후 5년까지 생존했다. 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한 환자의 비율(무병생존율)과 PFS도 47%, 33%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에서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부인암이다. 조기발견으로 완치율이 높지만 수술을 받더라도 3년 안에 5~20%의 환자에게서 재발한다. 그런데 1차 암 치료 때 ‘수술+방사선 치료’를 받았든 방사선치료만 받았든 암이 재발하면 다시 방사선치료를 하기 꺼리는 의사·환자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적극적인 세기조절방사선치료를 한 김 교수팀의 연구결과 치료 효과가 우수한 반면 누공(瘻孔·관모양 통로) 등 합병증 발생률은 재발·전이된 125명 중 9.6%(12명)로 낮았다.

1차 또는 재발 후 2차 치료 때 한 번만 방사선치료를 한 미국 환자 등은 5년 PFS가 40~50%, 합병증 발생률이 17~33%였는데 우리가 이보다 치료 성적이 낮을 가능성이 큰 방사선 재치료군 환자들에게서 미국의 1회 방사선치료군과 비슷한 PFS, 더 낮은 합병증 발생률(9.6%)을 확인했다. 재발한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적극적인 2차 방사선치료를 하는 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게 얘기다.

김 교수는 “재발한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방사선치료를 못하면 5년 생존율이 20~30% 이하로 떨어진다”며 “1차 때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든, 그렇지 않은 환자든 세기조절방사선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부인암학회지 ‘부인과 종양학(Gynecologic Oncology)’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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