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경쟁력 급한데 금감원 인사내홍 볼썽사납다

금융감독원이 임원인사로 진통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얼마 전 윤석헌 금감원장이 부원장보 9명 전원에 대해 사표를 주문하자 일부가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통상 11~12월에 마무리되는 임원인사가 일러야 내년 1월 중순에나 가능하고 이런 속도라면 국·실·팀장급에 이어 팀장 이하 인사까지 마치려면 내년 1·4분기가 지나버리게 생겼다.

특히 사표 요구를 받은 부원장보들은 지난해 11월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임명한 인사들이다. 아직 임기가 2년이나 남아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인사 논란이 길어 질수 있다. 이런 내부 분란도 문제지만 금융당국 간 신경전도 여전해 걱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이 부활시킨 종합검사에 대해 “우려와 의문이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금감원 종합감사는 2015년 진웅섭 전 금감원장 시절에 폐지됐다가 올 5월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 후 되살렸다. 금융위원장이 종합검사에 공개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정책의 호불호를 떠나 금융당국 간 정책 혼선으로 비칠 수 있는 모습이다.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렇게 금융당국이 내홍과 소모적인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업계 전체에 돌아간다. 당국 간 기싸움 과정에서 중복조사나 이중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사이 금융개혁과 혁신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은행 등 금융업계는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려고 해외시장 진출 확대 등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비중이 한자릿수에 그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다. 금융에서 삼성전자 같은 곳이 나오려면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금융당국이 일사불란하게 법과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는 게 절실하다. 당국 간 손발이 맞아야 정책 실효성도 담보되고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금융강국이라는 구호가 나온 지 10여년이 지났는데도 한국 금융이 여전히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는 이유를 당국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하루빨리 내외부 갈등을 수습하고 금융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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