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D램과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가 급감하면서 반도체 생산과 출하가 급락했다. 반도체 슈퍼호황이 저물면서 우리 경제에 ‘반도체 쇼크’가 밀려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 이상 동반 하락했다. 경기침체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통계청이 28일 내놓은 ‘2018년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반도체 출하는 전월 대비 16.3%나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12월(-18.0%) 이후 9년11개월 만에 최대다.
반도체 생산도 -5.2%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재고 조정과 스마트폰 생산 부진에 따른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 감소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10월 0.8%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던 전산업 생산은 다시 감소세(-0.7%)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5.1%나 줄었다. 6월의 -7.1%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반도체제조용 기계류(-6.1%)와 자동차 같은 운송장비(-3.1%)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도 0.9% 감소했다. 제조업 가동률은 72.7%로 1.1%포인트 하락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는 98.2로 0.2포인트 떨어졌다. 8개월 연속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수도 0.2포인트 낮아진 98.6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다. 동행·선행지수가 함께 6개월 이상 하락하면서 경기하강 국면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업들의 내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이달보다 2포인트 낮은 71로 2016년 8월(71) 이후 최저다. 내년 경기가 불확실한 셈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사이클이 생각보다 빨리 꺾이고 있다”며 “수출의 20%, 설비투자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꺾이면 내년 경기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기자 임진혁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