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용균 母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 없으면 대통령 안 만나"

2차 범국민 추모제서 아들에게 쓴 편지 낭독
“용균이 죽음 막을 수 있었다”

청년 비정규직 근로자 고(故) 김용균씨 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2차 범국민 추모제의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29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 왕상 앞에서 열린 2차 범국민 추모제에서 아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발언을 이어갔다.

연단에 오른 김씨는 먼저 “왜 생때 같은 내 아들을 잃어야 하는지 엄마는 억울해 미치겠다”며 “긴긴밤 홀로 그 많은 일을 하느라 고군분투하고, 배고프면 짬내서 겨우 컵라면 하나로 때우고 또 일했을 것을 생각하니 억울함이 미치도록 가슴을 후벼 판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그렇게 인간 대접 못 받고 간 것을 생각하니 원통해서 억장이 무너진다”며 “내 가슴에 깊이 팬 원한 어쩌면 좋겠니”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은 문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며 “말로만 하는 약속, 위로는 필요 없다.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책임자 처벌이 안 된다면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발언을 마치고 내려간 김씨를 바라보며 “용균이 부모님께 고언을 드린다”며 “대통령을 무조건 만나야 한다. 만나서 용균이가 원했던 것, 부모님이 바라는 것 당당하게 얘기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용균이 권리였고, 부모님이 당연히 하실 수 있는 얘기니까 부탁하거나 호소하지 말고 당당하게 요구하시라”며 “그러고 나서 다음 만날 약속도 정해야 한다. 다음에 만날 때 제대로 실현했는지, 용균이 뜻 이뤄졌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하시라”고 말했다.

이날 김용균 씨의 동료로서 마이크를 잡은 노훈민 한국발전기술지부 분당지회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함께 싸우겠다”고 울먹이며 말하고는 “용균아 보고 있냐. 형이 정규직화 반드시 이뤄낼게”라고 외쳤다. 이날 추모제에는 주최측 추산 5,000여명이 모여 ‘우리가 김용균이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 김용균과 함께 가자’ 등 구호를 외쳤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2차 범국민 추모제에서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무대 영상을 바라보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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