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김선영 판사는 A씨가 관할 세무서장을 상대로 ‘상가 매매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A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 판사는 A씨의 부친이 상가 매입 대출금 이자를 부담했고 상가 임대 수익도 챙긴 점 등을 토대로 상가의 실질적 주인은 A씨가 아니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상가 양도로 생긴 양도소득세의 납세 의무자는 그 소득을 사실상 지배하는 명의신탁자인 A씨 부친”이라며 “명의수탁자에 불과한 A씨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실질 과세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A씨의 부친은 지난 2007년께 사업 부도로 신용불량자가 된 후 아들 명의의 금융계좌를 사용하면서 한 상가에 노래방을 차렸다. 그러다 2010년 8월 이 상가가 법원 경매에 나오자 아들 명의를 빌려 1억9,800만원에 낙찰받았다. 부친은 A씨를 상가 임대사업자로 등록시키고 B씨를 임차인으로 들였고 이후 B씨에게 3억8,000만원을 받고 이 상가를 팔았다. 매매 계약서상의 매도인은 A씨였다.
A씨는 부친에게 명의만 빌려준 만큼 건물 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다. 그러자 과세 당국은 2016년 12월 A씨에게 가산세를 포함한 양도소득세 4,600여만원을 부과했다.
A씨는 “신용불량자인 부친의 부탁으로 명의를 빌려준 후 다시 부친의 의사에 따라 상가를 이전해준 것뿐”이라며 “상가 매각대금도 모두 부친이 가져가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매각대금은 부친이 A씨 명의로 빌렸던 돈을 갚거나 상가 임대업을 하면서 발생한 세금 또는 관리비를 납부하는데 쓰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