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기세등등…추락사고·구멍난 3가 백신에 불안감 고조

치료제와 연관 의심 추락사고 2건 발생
3가 백신 힘 못 쓰는 B형 계열 V 첫 검출
의심환자 4주만에 5.5배로 가파른 증가


이번 겨울 독감(인플루엔자)의 기세가 등등하고 치료제를 먹거나 주사 맞은 뒤 청소년 2명의 추락사고가 발생하는 등 후유증도 유별나다.

국가예방접종 3가 독감백신의 표적에 포함되지 않은 야마가타 계열 B형 바이러스가 이번 겨울에 처음 검출된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표본감시하는 200개 의원의 외래환자 1,000명당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독감 의심환자(의사환자)가 51주차(16~22일)에 71.9명으로 1주 전 48.7명보다 48%,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11월 16일 다음주인 47주차(18~24일) 13.2명보다 445%나 증가했다. 지난 2013~2017년 51주차 가운데 의심환자수 1위였던 2016년 61.8명보다도 16% 많다. 중고등학생인 13~18세 연령층의 51주차 의심환자는 166.5명이나 된다.


◇12월에만 4주 연속 의심환자 많은 ‘극성기’= 독감 의심환자는 한 해의 마지막 주인 52주차나 새해 1주차에 가장 많다. 집단감염에 취약한 초중고교생 등이 겨울방학에 들어간 주나 그 다음주다. 이번 겨울에도 세밑 한파가 기승을 부린 52주차(23~29일)나 새해 1주차(30일~1월 5일)에 피크를 칠 것으로 보인다. 52주차 의심환자 수는 다음달 4일께 발표된다. 지난 겨울에는 독감 의심환자가 52주차(2017년 12월 24~30일) 71.8명, 1주차(12월 31일~2018년 1월 6일) 72.1명으로 비슷했다. 지지난 겨울에는 52주차(2016년 12월 25~31일)에 86.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독감이 위세를 떨치는 ‘극성기’가 몇 주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극성기를 지난 절기 유행주의보 기준인 ‘표본감시 의원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환자 6.6명 이상의 5배(33명) 이상’으로 잡을 경우 지난 겨울에는 유난히 긴 7주(50~52주차와 1~4주차), 지지난 겨울에는 5주(50~52주차와 1~2주차) 연속 독감의 기세가 등등했다. 이번 겨울에도 12월에만 4주(49~52주차) 연속 극성기가 이어져 신기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1주차에 야마가타 계열 B형 바이러스가 첫 검출된 것도 변수다. 국가예방접종 3가 독감백신은 독감 바이러스 중 A형 2개, B형 1개(야마가타 또는 빅토리아) 계열에 대한 항체 생성을 겨냥한다. B형에선 지난 2년 간 야마가타, 올해에는 빅토리아 계열의 바이러스를 겨냥한 3가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에 사용됐다. 따라서 유료로 B형 2개 계열 바이러스까지 겨냥한 4가 백신을 맞은 사람이 아니면 야마가타 계열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 줄일 수 있어= 독감 치료제를 먹거나 주사를 맞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이상 증상을 보인 청소년이 2명 발생한 것도 불안 요소다.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성분명 인산오셀타미비르)를 먹은 여중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고, 한 남자 고교 1년생 K군은 독감치료 주사제 ‘페라미플루’(성분명 페라미비르수화물)를 맞은 뒤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K군이 “꿈을 꾼 것같은데 깨어보니 병원에 누워있었다”고 말한 것처럼 이들 치료제를 먹거나 주사를 맞은 청소년에서 드물지만 의식장애·이상행동·섬망·환각·망상·경련 등 정신신경 증상과 이에 따른 추락사고가 나타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타미플루를 복용한 1~12세 소아 임상시험에서 구토(16%)·설사(9%)·중이염(5%) 등이 나타났고 3,130명에 대한 시판 후 조사에선 구역·구토·설사 등 21건(0.67%)이 인과관계가 있는 이상반응으로 판단됐다. 페라미플루는 임상시험에서 성인의 25%, 소아의 29%에서 설사·호중구감소·구토·단백뇨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3,024명에 대한 시판 후 조사에선 주사제와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폐렴·간 기능이상 등 중대한 이상반응 3명(0.1%)을 포함해 총 35명(1.16%), 42건의 이상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타미플루·페라미플루나 복제약을 먹지 않은 독감 환자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보고된 사례가 있어 인과관계는 불분명한 실정이다. 독감을 앓는 5세 이하 영유아 등에게 나타나는 ‘인플루엔자 뇌증’이 그 예다. 급격한 의식장애로 이상한 말·행동을 하거나, 부모 등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거나, 자신의 손을 깨무는 등 음식물과 아닌 것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헛것이 보이거나,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먹는 독감 치료제는 음식과 함께 복용하는 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며 “청소년이 독감 치료제를 먹거나 주사 맞은 경우 적어도 2일간 혼자 있지 않도록 하고 이상 증상이 관찰되면 의사와 상의해 투여 중단 여부를 결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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