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자율주행과 관련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3위까지가 모두 반도체 기업으로 자율주행이 반도체 수요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유럽특허청(EPO)의 ‘특허와 자율주행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2017년 자율주행 분야에서 특허출원 1위를 기록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624건이었다. 2위는 인텔(590건)이 차지했으며 △퀄컴 361건 △LG그룹 348건 △보쉬 343건 △도요타 33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보다 반도체·전자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특허 출원이 훨씬 활발했다는 점이다. 10위 내 기업 중 완성차 업체는 보쉬(5위), 도요타(6위), 콘티넨탈(10위) 등 3곳에 불과했다. 25위로 확대해도 볼보(13위), 아우디(17위), 혼다(20위), 닛산(25위) 등 총 7곳에 그쳤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가 자율주행 등으로 각종 데이터의 플랫폼 역할을 맡게 되면서 반도체·전자 업체와의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37.2%)과 미국(33.7%) 기업이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국은 7%로 중국(3%)을 앞섰으나 일본(13%)에는 뒤졌다.
특허 수도 급증했다. 자율주행 분야 특허는 2011년 922건에서 2017년 3,998건으로 늘었다. 6년간 무려 4.3배가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다른 기술 관련 특허 출원 건수 증가율은 평균 16%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연도별 출원 현황을 보면 2012년(1,121건)으로 1,000건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2015년 2,603건, 2016년 3,173건, 2017년 3,998건으로 최근 더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