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폴더블폰·모빌리티 혁신...ICT산업 빅뱅 온다

5G 상용화로 원격 레슨·제어 등 일상생활까지 대혁명
폴더블로 진화하는 스마트폰...3년동안 16배 성장 전망
넷플릭스發 미디어전쟁 격화·카풀 등 공유경제도 확장




# A씨는 퇴근 후 집에 들어와 5G 영상통화로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자주 끊기고 화질도 나빴던 LTE(롱텀에볼루션) 영상통화에 비해 5G 영상통화는 지연 없이 실시간 통화가 가능하다. 특히 360도 카메라를 이용하면 강사가 바로 옆에서 가르쳐주는 것과 거의 동일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악기 레슨이 끝나면 폴더블폰을 펼쳐 두 배 넓어진 화면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영상을 감상한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날엔 승차공유 차량을 바로 앞까지 불러 편리하게 타고 다니곤 한다.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앞으로 가능해질 변화상이다. 올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엔 일상생활의 혁명을 불러올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첫 걸음을 뗀 5G 통신부터 폴더블 스마트폰·넷플릭스 등으로 인한 미디어 경쟁·공유경제·글로벌 보안 전쟁까지 5가지 ICT 빅뱅을 짚어본다.


◇ 5G 통신혁명이 바꾸는 세상 = 올해는 5G 서비스가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확산된다.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특성을 지닌 5G 통신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과 결합하면서 일상생활과 산업 전반에 막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이 최근 방송 중인 축구선수 손흥민과 국내 축구 꿈나무의 원격 레슨 같은 서비스는 5G 통신 환경에서는 일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한국의 8,900km에 달하는 거리는 통신망을 통해 한 공간으로 연결되며 가상현실(VR) 기기, 360도 카메라 등으로 원거리에서 정교한 레슨이 가능해진다. 기업간(B2B) 분야에서는 통신혁명이라 부를 만큼 폭발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원격제어다. 신속한 작업이나 위험한 일은 앞으로 5G로 연결한 로봇과 AI가 대체할 전망이다. 국내 통신산업의 글로벌 도약도 기대된다. 우리보다 5G 도입이 늦은 유럽(EU), 일본, 중국 등에 수출·협력 기회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홍성 SK텔레콤 IoT·데이터 사업단장은 “5G 상용화를 가장 먼저 시작한 만큼 개발과 구축을 우리나라에서 주도할 기회가 열렸다”라고 설명했다.

◇폴더블로 한 단계 진화하는 스마트폰 = 폴더블폰은 지난 2007년 아이폰 이후 약 10년 만에 스마트폰의 지형을 바꿔 놓을 혁신으로 기대 받고 있다.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PC가 되는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으로 불가능했던 작업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멀티태스킹이 가능해 게임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업계에선 폴더블폰이 정체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폴더블폰의 판매량은 올해 300만대에서 시작해 오는 2022년엔 5,000만대로 16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현재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화웨이와 LG전자(066570), 애플까지 여러 업체들이 이미 폴더블폰 경쟁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유튜브발 미디어 플랫폼의 경쟁= 지난해 연말을 달군 이슈는 넷플릭스의 인터넷TV(IPTV)서비스였다.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은 넷플릭스는 손쉽게 국내 안방 TV에 들어왔다. 넷플릭스는 영국 등 유럽에선 시장점유율이 80%를 넘기는 등 콘텐츠 시장의 블랙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시장에서의 미디어 플랫폼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국내에 들어온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신규 진입도 이뤄질 수 있다. 옥수수·푹(POOQ)·티빙(TVING)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OTT는 이에 비하면 아직 대항할 힘이 미미하다. 국내 업체들은 콘텐츠 생산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유튜브·넷플릭스 등과 대항할 힘을 갖추려면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를,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를 각각 노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물밑에서 딜라이브·티브로드 등을 잠재 매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풀·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의 확장 = 카카오 카풀과 택시 업계간 갈등이 해를 넘겨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지만 공유경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단 카카오 카풀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협의점을 찾을 때까지 정식 서비스 출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풀러스와 타다 등 이미 운행되고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는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선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업체가 최근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국내도 승차공유를 시작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혁신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도 올해부터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내국인은 도시 지역에선 숙박공유를 이용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가능해진다. ◇미·중 글로벌 보안 전쟁 = 5G 상용화 시점과 맞물려 미국과 중국간 보안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어 삼성전자가 전세계 장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계기를 잡게 될지 주목된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보안 유출의 우려가 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미 미국 정부기관은 화웨이·ZTE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 회장은 최근 신년 메시지에서 “화웨이가 없는 5G 시장은 스타 선수가 없는 NBA(미국 프로농구) 경기처럼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1,090억달러(약 121조 6,100억원)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동효·권경원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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