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수익원 IB 키우고...특화 상품 통해 시장지배력 강화"

■ 증권사 CEO 신년사에 뭘 담았나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亞 대표 투자은행으로 도약"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디지털혁신...業의 업그레이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해외법인 경쟁력 높일 것"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신규 사업 전략적으로 육성"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기해년 신년사에는 경고등이 들어온 국내 증시 흐름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 차별화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5개사 중심의 대형사는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한 IB 부문과 새로운 투자처 발굴을 위한 글로벌 역량 강화에 중점을 뒀고 중소형사는 신규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시장 진출에 방점을 찍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006800) 수석부회장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IB를 선언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강력한 투자 엔진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아시아 대표 글로벌 IB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상황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강화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IB 경쟁력이 자산관리(WM)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은 올해 경영방침으로 글로벌·투자전문·연금·디지털 등을 꼽았다.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대표는 디지털 혁신을 통한 ‘업(業)의 업그레이드’를 기치로 내걸었다. 그는 WM영업·기업금융·트레이딩부터 지원 업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을 접목해 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는 디지털을 활용한 차별화된 고객경험, 정보기술(IT) 인프라의 유연성이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게 될 정일문 사장은 ‘안’으로는 금융그룹 내 시너지를 강화하고 ‘밖’으로는 해외 법인의 경쟁력을 높여 신규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 사장은 “2018년 잠정 세전 이익이 6,000억원대 중반에 달할 것”이라며 3년 연속 업계 최대 이익과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들에 비해 내부 지원이 부족한 만큼 추가 수익을 내고 미래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한 계열사 및 본부 간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지난해 출범한 인도네시아, 큰 폭의 증자로 사업 기반을 마련한 베트남과 홍콩 법인 등 해외 법인의 조기 안착도 당부했다. 정 사장은 “인도네시아 법인은 베트남 성공을 바탕으로 이른 시일 내 안착시키고 베트남은 브로커리지 점유율 증대 외에 IB와 홀세일 영업 강화, 장외파생상품 시장 선도 등 신규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자”며 “홍콩 법인은 본사와 유기적으로 협업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하자”고 밝혔다.


‘통합 2기’ KB증권의 새로운 CEO인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시장지배력 강화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들 CEO는 “올해는 ‘시장지배력 강화를 통한 수익 기반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핵심 비즈(Biz)의 시장지배력 강화’ ‘신규 비즈의 전략적 육성’ ‘경영관리 효율화 및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합병 후 지난 2년간 내부 정비를 마친 만큼 올해 본격적인 도약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초대형 IB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재신청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에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중소형사 CEO 역시 녹록지 않은 증시 환경 돌파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IB 사업을 확장하고 강점인 WM 전 영역에 걸쳐 차별화로 시장선도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차별적 전략을 통한 그룹의 신성장 창도(創導)’를 전략목표로 내세웠다. 기존 전통사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기술 등 융복합으로 비즈니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다양한 혁신 활동으로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전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모든 사업부문은 리스크 관리와 재무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미션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충돌이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며 올해 전략 방향을 지난해에 이어 ‘유니크(unique)’와 ‘피트니스(fitness)’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금융과 부동산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고객경험과 투자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차별성(유니크)”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체질개선(피트니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030210) 사장은 “인가가 마무리되는 대로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해 전문 투자자를 위한 새로운 구조화 상품을 선보이고 인하우스 헤지펀드 운용을 위해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라는 정체성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과 더불어 성장하는 정책금융의 리더’라는 비전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광수·유주희·김보리·박성규·이경운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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