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181710)가 네이버와 분사 이후 5년 넘게 이어온 사명을 ‘NHN(Next Human Network)’으로 바꾼다. 간편 결제와 음원서비스, 클라우드, 웹툰까지 다양한 서비스에 활발하게 나서며 종합 IT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최근의 사업 다각화 의지를 반영하는 동시에 글로벌 IT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조치다.
NHN엔터는 3일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 사명을 NHN으로 바꾸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NHN엔터는 지난 2013년 8월 1일 네이버와 분리된 후 6년 만에 사명을 NHN으로 바꾸게 된다. NHN엔터의 사명 변경은 네이버와 NHN엔터 간의 NHN 상표권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가능해졌다. NHN이라는 상호는 지난 2001년 네이버컴과 한게임이 합병하면서 지은 이름으로 지난 2013년 네이버 안의 한게임 사업부문이 NHN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와 인적분할되기 전까지 약 12년간 사용됐다. 하지만 네이버와 NHN엔터가 분할된 이후 NHN의 상표권 역시 네이버와 NHN엔터로 나뉘게 됐고, 이 때문에 분사 이후 5년 넘게 NHN 상표권을 두고 네이버와 NHN엔터의 지리한 협상이 이어져 오다 최근 NHN엔터가 상표권을 넘겨받는 방향으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NHN이라는 사명은 NHN엔터의 오랜 숙원이기도 하다. NHN엔터는 지난 2014년 3개의 게임 스튜디오의 물적 분할을 단행하며 ‘NHN픽셀큐브’와 ‘NHN629’, ‘NHN블랙픽’으로 각각 이름 붙였다. 지난 2016년 3월에는 2014년 인수한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 한국사이버결제의 사명을 ‘NHN한국사이버결제’로 바꿨고, 지난 2017년 4월에는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코와 디지털광고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며 신설법인명을 ‘NHN페이코’로 정했다. 이밖에 NHN ACE(광고 및 데이터 분석)와 NHN벅스(음원), NHN티켓링크(온라인 예매), NHN고도(쇼핑몰 호스팅) 등 다른 자회사도 NHN을 붙이며 NHN 상표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쳐 왔다. 이준호 NHN엔터 회장 자신도 네이버와 NHN엔터가 NHN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이던 지난 2005년 NHN에 CTO로 합류해 2013년까지 분사해 나가기 전까지 NHN 이름 아래 일해 NHN라는 상호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NHN으로의 상호변경은 NHN엔터가 게임에만 의존하지 않는 확실한 종합 IT기업임을 선포하는 의미를 갖는다. 네이버에서 분리될 때만 해도 게임사업이 중심이었던 NHN엔터는 그간 간편 결제(페이코)와 클라우드(토스트), 웹툰(코미코), 음원서비스(벅스) 등 다양한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종합 IT 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해왔다. 신사업의 성장으로 분리될 때 5,00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변화상을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NHN엔터 입장에선 NHN 상호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NHN엔터는 최근 다각도의 인수합병을 통해 100개에 달하는 계열사들의 정체성을 통일, 사내 동질감을 확보하고 해외로 진출 시 브랜드를 알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N엔터는 사명 변경과 함께 본격적인 신사업의 성과 창출로 올해를 ‘제2의 창업의 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부문에서는 지난해 12월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고 금융업계 최대 고객인 KB금융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파트너로 선정됐으며, NHN페이코 역시 안정적인 가맹점 확보와 개인 맞춤형 프로모션 등으로 올해는 본격적인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 .
NHN엔터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인 사업 성과 창출로 한국 IT 업계의 상징과도 같은 NHN라는 사명에 걸맞는 종합 IT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