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와 유서 해프닝에 대해 SNS에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신재민 사무관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걱정이 남아서 많이 망설이다가 글을 올린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신과 정책의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조율은 다른 문제”라면서 “다른 부처, 청와대, 나아가서 당과 국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완될 수도,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정책형성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사무관, 앞으로 절대 극단적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신사무관은 공직을 떠났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우리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청년이며,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 대목에서 아들을 잃은 자신의 가족사를 들춰내기도 했다.
그는 “나도 신 사무관 또래의 아들이 있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남은 가족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아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랑하는 가족과 아끼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런 아픔을 주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 전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이던 지난 2013년 10월 큰 아들 덕환(당시 27세)씨를 백혈병으로 잃은 사연이 있다.
그는 아들이 오랜 기간 투병했지만 골수이식을 한 날도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휴가를 썼고 발인을 마친 날도 오후 사무실로 출근해 원전대책을 지시하는 등 평소처럼 일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훗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큰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을 도려내는 것 같기도 하고 심장에 큰 구멍이 난 것 같기도 하다”라며 아픔을 토로했다.
김 전 부총리는 “기재부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정책은 종합적인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한다”면서 “어느 한 국이나 과에서 다루거나 결정할 일도 있지만, 많은 경우 여러 측면, 그리고 여러 국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제기된 이슈들도 국채뿐 아니라 중장기 국가채무, 거시경제 운영, 다음 해와 그다음 해 예산편성과 세수 전망, 재정정책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고국뿐만 아니라 거시, 세수, 예산을 담당하는 의견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되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에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면서 “빨리 논란이 매듭지어지고 민생과 일자리, 그리고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매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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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경기자 cjk01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