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득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지난 2016년 우리나라의 유방암 신규발생자는 2만1,800여명에 이른다. 서구에 비해 30~40대 젊은 환자가 많은데 40%가량은 유방을 잘라내는 전부절제술을 받는다. 암을 제거하고 치료하는 게 최우선이지만 여성으로서 심리적·미적으로 중요한 가슴을 잃고 나면 상실감·우울감 등으로 수술 후 항암치료 과정과 치료 후 일상생활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유방암은 치료 후 5년 생존율이 92.7%로 높은 편이다. 그래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유방 원형복구 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유방암 수술 후 유방재건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환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재건수술은 보형물이나 자가조직을 이용하는 경우로 나뉜다. 재건방법은 환자의 신체상태와 체형, 항암치료 방법, 개인적 선호도에 따라 충분한 상담을 거쳐 정한다.
자가조직을 이용할 경우 아랫배에서 조직을 얻어 유방을 재건하는 방법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조직을 적출한 아랫배는 하복부 비만 수술을 하는 방식대로 봉합해 미용적으로 보기 좋도록 한다. 흉터를 남기고 싶지 않거나 보다 간단한 재건을 원하면 실리콘 겔 유방보형물 삽입을 권유한다.
아랫배 조직을 이용한 재건방법 중 하나인 상복부 천공지 피판수술은 과거 수술과정 중 제거됐던 복직근을 최대한 살리면서 진행한다. 유방재건 수술 중 난도가 가장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초음파절삭기로 아랫배 조직을 수술해 조직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혈관을 지혈하거나 출혈 없이 조직을 잘라 수술시간을 단축하고 출혈·통증을 줄이는 방법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초음파 절삭술이라고 하는데 가위처럼 생긴 초음파절삭기를 칼처럼 사용해 조직을 정교하게 재단할 수 있다.
초음파절삭기는 일반 수술 칼과 달리 절단과 동시에 지혈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현재 대장·갑상선·복강경 수술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유방재건 성형수술에도 적용해 수술의 난제였던 긴 수술시간을 단축해 환자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빠른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오득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