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인 1,993.70으로 마감한 3일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증시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거래소
2019년 연초 증시가 중국 변수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지난 2~3일 기관투자가의 매도세가 나타났고 코스피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미중 무역분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4일에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지수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전거래일보다 31.04포인트(1.52%) 하락해 2,010선으로 밀려났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이 무너진 지난해 10월 29일(1,996.05) 이후 2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지수는 전장보다 8.26포인트(0.41%) 오른 2,036.70으로 출발했으나 지난해 12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7로 전월의 50.2보다 낮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약세로 돌아서 장중 한때는 2,004.27까지 내렸다. PMI는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다.
이재승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오전 11시께 발표된 차이신 제조업 PMI가 1년 7개월 만에 기준선인 50을 하회하자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수 낙폭을 키웠다”며 “수급상으로는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나오면서 주식 현물을 파는 프로그램 매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5억원, 3,00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3,079억원을 순매수했다.
3일에는 코스피지수가 2일보다 16.30포인트(0.81%) 하락한 1,993.70으로 장을 마쳤다. 2개월여 만에 2,000선 아래로 하락했고 종가 기준으로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약 2년 1개 월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2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내 판매 부진을 이유로 분기 실적 전망치를 크게 낮추자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증시의 낙폭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며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4일에는 코스피지수가 16.55포인트(0.83%) 오른 2,010.25에 장을 마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중국이 오는 7~8일 미국과 차관급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발표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2,22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07억원, 1,262억원을 순매도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4·4분기 실적 전망치가 계속 하향되고 있는 것이 증시의 최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앞서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의 하단으로 1,850∼1,950을, 상단으로는 2,350∼2,400을 각각 제시했다. 올해 코스피가 1,900~2,400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한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코스피가 약보합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쳤다. 윤 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경제 지표 둔화가 예상되는 데다 기업 실적 모멘텀도 기대하기 힘들다”며 “다만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