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리뷰] 이창섭과 멜로디가 만든 '우주'…믿음으로 쓴 '이별 대처법'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고마워요. 죽을 때까지 노래할게요”

22살이 29살이 되기까지, 7년을 정신없이 내달렸던 비투비 이창섭이 군입대로 ‘일시정지’를 알렸다. 이별의 순간을 앞에 두고 마냥 담담할 수는 없겠지만, 이창섭은 ‘입대’라는 글자보다는 팬들과의 특별한 우주를 만들며 ‘추억쌓기’에 집중했다. 팬들 역시 ‘7년 동안 내가 잘해 온 건가?’라는 이창섭의 의구심에 굳건한 믿음으로 화답하며 그의 앞날을 응원했다.

비투비 이창섭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단독 솔로 콘서트 ‘스페이스(SPACE)’의 첫 번째 공연을 진행했다.

2019 이창섭 단독 콘서트 ‘스페이스’는 오는 1월 14일 군 입대를 앞둔 이창섭의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로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1회차 공연이 추가, 총 사흘 동안 공연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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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라는 타이틀답게 공연은 중앙과 양쪽 사이드를 가득 채운 스크린을 통해 일상과 분리된 오롯이 이창섭과 멜로디(비투비 팬덤명)만의 특별한 공간처럼 꾸며졌다. 하나의 우주를 옮겨 놓은 듯 푸른 별빛이 감도는 무대 위에 등장한 이창섭은 최근 발표한 솔로 앨범의 수록곡 ‘쉘터(Shelter)’와 ‘폴링(Falling)’을 부르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창섭은 “비투비로 할 때는 가만히 있어도 (정)일훈이가 말을 잘 했는데, 혼자 있으니 부끄럽다”라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보러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제 우주라는 공간 안에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다수의 매체를 통해 ‘록스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음악적인 욕심을 드러냈던 이창섭은 이날 공연에서도 세트 리스트부터 리얼 밴드 사운드까지 세심하게 신경썼다. 이창섭은 “가장 신경 쓴 건 밴드 사운드였다. 듣고 있는 사운드나 울림이 진짜여야 진심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세트리스트 역시 예쁘고 멋있는 곡들로 많이 채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고민들을 증명하듯 세트 리스트는 이창섭의 A to Z를 엿보는 것처럼,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게 채워졌다. 솔로곡 ‘틈’과 ‘웨이(Way)’를 선보인 이창섭은 하동균 ‘매듭’ 커버곡부터, 일본곡 ‘해피니스(Happiness)’, ‘스노우 라이트 로드(Snow Light Road)’,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넘버 ‘영원’, MBC ‘복면가왕’ 출연 당시 불렀던 ‘추억속의 그대’ 등으로 팝 발라드에서부터 얼터너티브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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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환호를 자아낸 것은 단연 태민의 히트곡 ‘무브(MOVE)’ 커버 무대였다. 공연 초반부터 섹시한 무대를 보여주겠다고 귀띔했던 그는 ‘무브’만의 절제된 섹시 퍼포먼스를 재현하며 팬들에게 선물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 이와 함께 같은 팀 멤버 정일훈의 솔로곡 ‘쉬즈 곤(She’s Gone)’까지 새롭게 해석하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단 한 명의 게스트 없이 18곡을 소화한 이창섭은 연이어 몰아치는 고음에 “미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두 시간을 굳건하게 이끌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팬들과 한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는 만큼,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그의 바람이었을 터.

이창섭은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공연을 했는데 내가 더 행복하다. 오늘 이 콘서트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늘 여러분들이 있어서 비투비가 있다고 하는데 그 말은 진심이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비투비가 있고, 여러분들이 있기에 이창섭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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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다수의 매체를 통해 콘서트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이창섭은 실제로 눈물 대신 밝은 미소를 택했다. 이창섭이라고 어디 아쉽지 않았겠느냐 마는 머지않아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별 역시 담담하게 맞았다.

이창섭은 “너무 슬퍼하지 말아달라. 생각해보면 그렇게 오래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돌아보면 약간 아쉬울 때 떠나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콘서트가 끝난 뒤 잠시 쉬러 가서 더 멋있어진 창섭이로 돌아오겠다”고 슬퍼하는 팬들을 위로했다.

VCR 영상을 통해 ‘이 우주 안에서 너희들을 영원히 기억해’라는 메시지를 남긴 이창섭은 팬들을 향한 마음이 담긴 ‘곤(Gone)’과 ‘끝나지 않을’, ‘앳 디 앤드(At The End)’를 팬들과 함께 부르며 긴 여운을 달랬다.

팬들을 향한 마음을 담은 ‘곤’으로 엔딩 무대를 장식한 뒤 팬들은 같은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화답하며 앙코르를 요청했다. 무대에 재등장한 이창섭은 비투비의 노래 ‘끝나지 않을’을 팬들과 함께 부르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창섭의 단독 콘서트 ‘SPACE’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개최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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