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뉘르부르크링 차량시험센터
현대·기아차(000270)가 독일 뉘르부르크링 차량시험센터 확장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확장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독일 중서부 라인란트팔츠주에 위치한 뉘르부르크링 차량시험센터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계획 등 세부내용은 미정인 상태. 하지만 조만간 부지와 설계업체 등을 선정하고 이르면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005380)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뉘르부르크링 시설의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며 “아직 검토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은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장거리 자동차 주행시험장이 있는 곳이다. 유럽에서는 이곳을 거치지 않은 차량은 성능을 인정하지 않을 정도다. 이 때문에 독일 뤼셀스하임에 유럽기술연구소를 둔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3년 662만유로를 들여 이곳에 3,600㎡ 규모의 차량시험센터를 열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주행시험장으로 악명이 높은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임대해 고성능 ‘N’과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등의 시험주행을 진행하고 있다.
6년 전 뉘르부르크링 시험센터의 건립이 계기가 돼 고성능 ‘N’을 출시하는 등 현대·기아차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계기가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독일 BMW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엔지니어인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이 의기투합해 내놓은 ‘N’은 올해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i30 N’은 출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유럽 시장에서만 총 6,152대가 판매됐으며 이 중 유럽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독일에서만 3,473대가 팔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차량시험센터 확장도 현대·기아차의 고성능 차 전략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은 현재 i30와 벨로스터 등 일부 모델에만 적용된 고성능 라인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상품전략본부장 부사장은 “고성능은 특정 차급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차급이나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뉘르부르크링 시험센터 확장도 이를 염두에 둔 조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앞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고성능 라인업을 더욱 늘려야 하는데 현재 시험센터 규모로는 해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