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잊혀질 권리’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반박에 나섰다. 2차 경찰 출석에 앞서 송 대표는 ‘고소인 A씨가 마커그룹의 실질적 대표이고 본인의 횡령·배임을 감추려고 폭행과 폭언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6일 오전 9시께 서울 강서경찰서에 흰 셔츠에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조사를 받으러 나와 “지난 2016년부터 A씨에 대해 사직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A씨는 본인의 배임과 횡령 혐의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데에만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이날 경찰에 상습폭행 및 공갈 협박,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경찰 조사 전 취재진 앞에 선 송 대표는 “A씨는 마커그룹 주식회사의 대표였다”라며 “저는 특허와 학술연구를 책임지고 A씨는 경영 전반을 책임지기로 서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A씨가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며 “A씨는 스스로 책정한 연봉이 9,000만원을 넘었으며 인센티브도 매년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씩 스스로 기안해서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대표와 이사회는 A씨에게 2018년 초 사직을 요구했으나 A씨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A씨는 자신의 배임·횡령 혐의를 축소·은폐·은닉하는 일에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나의 폭행과 폭언을 수집하는 데 집중했다”며 “대부분 일반인은 22개의 폭행 녹취록을 만들기 전에 사직하거나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은 송 대표가 A씨를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지난 12월 말 맞고소한 내용에도 담겼다. 지난 11월12일 A씨는 송 대표를 상습 폭행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이후 송 대표가 A씨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세간의 공분을 샀다.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지난해 5월21일 서울 강서부 본사에서 직원 A씨의 머리를 때리고 있다./연합뉴스
송 대표 주장과 달리 A씨는 자신이 명목상 대표에 불과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A씨는 2016년 8월부터 2년 가량 마커그룹 대표를 맡았고 그가 사임한 뒤 송 대표가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A씨는 고소장에서 자신이 2016년 3월부터 3년 동안 송 대표로부터 쇠파이프, 각목, 구둣주걱 등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