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갈비탕·김밥·떡볶이 등 외식물가 '들썩'

지난해 전체 물가는 유가하락 등에 1.5% 상승 그쳐
생강·고춧가루·오징어채 등 농축수산물은 3.7% 상승
외식물가 품목 대부분 오르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 2배

작년 먹거리 물가는 생강·고춧가루·마른오징어 등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생강으로, 전년보다 66.0%나 뛰었다. 고춧가루(33.0%), 마른오징어(30.2%), 낙지(30.2%), 쌀(27.1%), 고구마(24.9%), 감자(21.4%), 오징어(20.9%)도 20% 이상 뛰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권욱기자

지난해 전체 물가 지표는 안정된 것과 달리 먹거리 물가는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물가에서는 도시락·갈비탕·김밥·떡볶이·짬뽕 등 호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이 편하게 사먹는 음식의 가격 상승 폭이 컸다. 빵·삼각김밥·즉석식품 등 한 끼를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가공식품 물가도 들썩였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1.5%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년 상승률(1.9%)보다 0.4%포인트 낮았다. 반면 먹거리 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3.7%)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에 비해 배 이상 높게 뛰었다. 농축수산물 73개 품목 가운데 24개 품목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 보다 더 많이 오른 품목은 44개에 달했다.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생강으로, 전년보다 66.0%나 급등했다. 2001년(117.2%) 이후 1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생강 물가는 2년 연속(2016년 -23.8%, 2017년 -23.3%) 큰 폭 하락했으나 지난해는 여름철 폭염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며 폭등했다. 또 식생활과 밀접한 고춧가루(33.0%), 마른오징어(30.2%), 낙지(30.2%), 쌀(27.1%), 고구마(24.9%), 감자(21.4%), 오징어(20.9%)도 20% 이상 뛰었다.

반면 달걀은 -28.1%를 기록했다. 2017년 조류 인플루엔자(AI) 창궐 영향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가 지난해에는 농축수산물 품목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양파(-19.4%), 귤(-16.4%), 갈치(-10.7%), 밤(-10.4%) 등도 하락 폭이 큰 품목이었다.

지난해 외식물가도 1년 전보다 3.0% 오르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았다. 외식물가 39개 품목 가운데 대부분(35개)이 전체소비자물가 보다 높이 올랐다. 특정 품목 가격이 크게 뛴 것이 아니라 골고루 많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가장 많이 오른 외식품목은 도시락(6.6%)이었다. 도시락은 2015년 처음 물가 측정 품목에 포함된 뒤 2017년까진 변동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분기에 4개 도시락 제조업체가 가격을 올렸다.

또 갈비탕(6.0%), 김밥(5.7%), 떡볶이(5.4%), 짬뽕(5.2%), 짜장면(4.5%), 설렁탕(4.4%), 죽(4.4%), 햄버거(4.3%), 라면(외식·4.2%), 냉면(4.1%), 볶음밥(4.1%) 등이 4% 넘게 올랐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학교급식비(-4.1%)가 유일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무상화 정책 영향이다.

다만 가공식품은 1.3% 오르는 데 그쳐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덜 올랐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오징어채(18.5%), 어묵(8.5%), 두유(6.6%), 스프(5.7%), 생선통조림(4.4%) 등 26개 품목은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높이 올랐다. 특히 청년층이나 고령층 1인 가구가 끼니를 때울 때 찾는 빵(6.4%), 삼각김밥(4.4%), 즉석식품(4.2%) 등의 상승률이 높아 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유식(-7.2%), 분유(-4.3%), 건강기능식품(-4.0%), 식용유(-3.7%) 등 20개 품목은 가격이 하락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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