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어셔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운항 중 고장으로 이란 공항에 비상 착륙한 자사 보잉 737맥스여객기가 현지에 3주째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4일 두바이에서 오슬로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엔진 고장으로 이란 남서부 시라즈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승객과 승무원 192명은 이튿날 다른 여객기 편으로 오슬로에 도착했지만 항공기는 여전히 이란에 남아 있다.
노르웨이에어셔틀 측은 구체적인 이유를 언급하지 않고 “해당 여객기를 회수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며 “우리 기술진이 수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탑승객과 승무원들은 이란에서 하룻밤을 묵은 탓에 앞으로 미국 입국에 제한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은 2011년 3월 이후 이란·이라크·리비아 등 위험국 7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에게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는 VWP에 가입돼 있다.
항공전문 사이트 ‘에어라이브넷’은 노르웨이에어셔틀의 여객기가 20일 넘게 이란에 발이 묶인 것은 미국의 이란 제재로 미국 항공사 보잉의 부품이 현지에 반입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이트 측은 “노르웨이에어셔틀이 엔지니어와 정비사들을 이란으로 보냈지만 수리가 어려워 새 엔진을 필요로 한다”면서 “하지만 이란 제재 때문에 에어버스와 보잉으로부터 이란에 부품을 들여오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은 2015년 국제사회와 이란이 체결했던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이에 따라 이란에 대한 민항기 판매는 물론 유지·관리 서비스, 부품 수출도 금지된 상태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해 10월 이란이 미국의 경제제재 유예를 요구하며 제기한 가처분소송에서 민간비행을 보장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물품과 서비스에 제재를 부과할 수 없다고 결정했으나 미국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