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기도 끊었다"…421일째 굴뚝농성 파인텍 노동자 무기한 단식 돌입

농성자 현재 몸무게 50㎏ 이하…건강 상태 매우 위험
7일 오전 10시 굴뚝농성장서 기자회견 열 예정

지난 29일 오후 파인텍 노동자 굴뚝농성이 계속중인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열린 ‘굴뚝농성 408+413일 굴뚝으로 가는 희망버스’ 문화제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421일째 굴뚝 농성을 벌이는 파인텍 노동자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은 6일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 위에서 농성하고 있는 홍기탁, 박준호 조합원이 오후 4시 50분부터 단식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김소연 공동행동 공동대표는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단식 의사를 알려왔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농성자들은 음식물과 휴대전화 배터리 등을 굴뚝 위로 올리는 줄을 오후 4시40분부터 내리지 않고 있다. 이후 노조는 이유를 파악했고 그 결과 농성자들이 “단식에 돌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농성자들의 몸무게는 현재 50㎏ 이하로 무리한 단식을 할 경우 생명의 위협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이들의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연락수단도 없다. 공동행동은 “지난 4차 교섭이 사실상 결렬돼 6일까지 조합원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빨리 추가 회의를 진행한 뒤 7일 긴급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은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의 정리해고와 공장가동 중단에 반발해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 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이들은 차광호 파인텍지회장이 2014년 5월27일부터 2015년 7월8일까지 408일간 경북 구미의 공장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면서 고용 보장과 단체협약 체결 등 약속을 받아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다시 행동에 나섰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지난 28일 ‘파인텍 고공농성 해결 촉구’ 성명서에서 “현재 농성을 벌이고 있는 조합원들은 대사기능 저하와 수면장애, 불안한 심리상태 등 건강·안전상태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파인텍지회 문제가 단순한 노사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구조조정, 폐업 과정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인권위는 파인텍지회 고공농성, 태안화력발전소 청년노동자 사망 사고 등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중대한 노동인권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모든 노동자들이 존중받으면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7일 오전 10시 서울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굴뚝 농성장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스타플렉스와 교섭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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