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김 대표는 회사를 다니다가 휴직까지 하고 공부를 했다. 지난 1984년 입사해 연구원으로 일하다 1990년대 중반 휴직을 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갔던 것. 일본 문부성 장학생에 선발돼 도호쿠대로 건너가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2000년에 받았다.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 그리고 회사 일을 더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연구소에서 성장하고 회사에 기여하려면 학위가 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이도 들었고 학위 취득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는데다 회사 일에 공백이 생긴다는 점에서도 쉬운 결정이 아니었어요.”
그러나 유학과 학위 취득 후 그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크게 바뀌었다. 학위 취득 과정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달았고 일본 교수들이 순수하게 연구에 몰두하는 태도를 보고 느낀 점이 컸다.
김 대표는 “유학에서 배운 것들이 회사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일본과의 교류나 고객개발 면에서도 일본 생활이 자양분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꼭 학위가 아니더라도 세계화 시대에는 외국의 언어와 문화를 경험하고 ‘해외 감각’을 쌓는 게 큰 자산이 된다”면서 “돈도 들고 여러 가지 기회비용이 있지만 글로벌 감각을 기르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최고경영자가 된 지금도 배운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아무리 벅찬 업무가 있어도 정면돌파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고 해법을 찾기 위해 공부한다. “사회는 그런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는 게 김 대표의 철학이다.
그는 회사에서도 “영업이든 생산이든 기술이든 확실하게 1등을 하려면 배운다는 자세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알아내고 그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이면 고객의 선택을 받는다”면서 “이를 위해 고민하고 테스트를 해보고, 가설도 검증해봐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공부”라고 말했다. 치열한 공부를 통해 내공이 쌓인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미래 세대에게도 이러한 삶의 자세를 권했다. 그는 “시련과 고통, 성공과 성장은 반대말이지만 사실 맞닿아 있다”면서 “시련과 역경을 피하고 싶은 게 본능이지만 그것을 풀어내기 위해 공부하고 애쓰면 어느새 자기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양=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