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공감마케팅…라잇 '나우'

서스테이너블 라이프웨어 '나우'
인스타로 고객과 친환경 철학 공유
1만 3,000여명 팔로우 확보
'인스타그램 쇼핑몰'서만
'리사이클 다운' 판매 2배↑
나우 매거진 잡지도 발행
북토크 등 오프라인 소통도

#2019년 소비 시장 트렌드를 관통할 키워드 중 하나는 ‘콘셉팅(Concepting)’이다. 콘셉팅이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제품에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테마와 개성을 불어넣는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제품만의 분명한 콘셉트를 갖고 소비자에 접근했을 때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과도하게 포장된 콘셉트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제품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가치관을 전할 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 쇼핑, 콘셉팅에서 출발한다=콘셉팅은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인스타그램 내에서 더 큰 중요성을 띤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쇼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게시물을 둘러본 소비자들이 실제로 구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쇼핑 컬렉션 기능/사진제공=나우

인스타그램이 국내에 쇼핑 기능을 도입한 건 지난해 5월이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계정 소유자가 게시물 속 상품에 태그를 달면 이용자가 태그를 따라 기업 사이트로 이동해 상품을 구매하는 개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3가지 쇼핑 기능을 추가하며 인스타그램 내 쇼핑 기능을 강화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따로 저장하는 ‘쇼핑 컬렉션’, 피드 내 동영상 게시물에도 쇼핑 태그를 추가할 수 있는 ‘쇼핑 인 비디오’, 제품의 모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꾸민 ‘구매하기’ 등이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이 쇼핑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거듭나면서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감성이 묻어난 감각적인 게시물을 올리며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브랜드를 가장 잘 대표하는 인물의 클로즈업 사진을 올리거나 제품의 부분 사진을 여럿 올린 후 이를 통해 제품 전체의 이미지를 완성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의 대명사 ‘나우(nau)’= 콘셉팅은 단순한 테크닉이나 이미지를 덧씌우는 인위적인 작업을 뜻하지 않는다. 콘셉트는 해당 제품 또는 브랜드의 기원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포틀랜드에서 탄생한 서스테이너블 라이프웨어 나우(nau)는 브랜드의 출발부터 친환경을 강조했다. 재생소재와 친환경 소재를 주 소재로 사용하며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핵심가치로 내세운다.

나우(nau) 인스타그램 계정/사진제공=나우

나우는 국내 론칭 후 브랜드 철학에 공감하는 사람·공간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며 인스타그램을 매거진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오보이(Oh Boy!)’ 매거진의 김현성 편집장, 대기업 퇴사 후 심야 서점 ‘책바(CHAEG BAR)’를 운영하는 정인성 대표, 테이블 문화를 만드는 키친 스튜디오 ‘바이빅테이블(BYBIGTABLE)’ 등 특정 분야에서 단순히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가 아닌 다양성을 존중하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인물과 협업 콘텐츠를 제작했다.

꾸준한 콘셉팅을 통해 브랜드의 철학을 알린 나우는 현재 1만 3,000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브랜드에 호감을 느끼는 팬덤이 형성되면서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을 통한 실구매도 늘어나고 있다. 나우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쇼핑몰 기능을 도입한 8월 이래 나우 리사이클 다운 판매가 2배 가까이 신장했다”면서 “브랜드 철학에 공감하는 팬덤의 구매가 반영돼 판매호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나우 매거진, 또 하나의 브랜딩=나우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리는 경로는 다양하다. 1년에 2회 발행하는 나우 매거진이 대표적이다. 이 잡지는 나우와 콘텐츠그룹 로우프레스(RawPres)의 협업 작품으로 매 호 하나의 도시를 선정해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와 에세이 형식으로 담아낸다. 지금까지 포틀랜드, 타이페이, 베를린 편을 발간했다.

나우매거진 영문버전/사진제공=나우

나우매거진X땡스북스 전시 이미지/사진제공=나우

나우는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 창구를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모임도 개최한다. 지난해 10월, 나우는 디뮤지엄에서 개최한 북 라운지 ‘일주일만 엽니다’ 에 초청돼 나우 매거진의 제작 과정, 나우의 콘셉트 등에 관한 북 토크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유명 독립서점 땡스북스에서 협업 전시를 열기도 했다. 나우 매거진은 일본 최대 라이프스타일 서점 츠타야에 입점하며 나이와 성별, 국가에 관계없이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인 나우가 그 경계를 뛰어넘고 취향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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