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리수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 북한의 대외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핵심 3인방이 공식 수행원으로 동행했다. 이들 외교 3인방은 지난해 1~3차 방중 당시에도 김 위원장을 측근에서 보좌했고 6·12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싱가포르로 총출동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단순히 북한과 중국의 친선관계 강화를 위한 게 아니라 북한의 올 한 해 전체 외교전략과 직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북미협상의 북측 대화 채널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김 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들고 백악관을 찾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찾을 때마다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북미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 측에서 김 부위원장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 부위원장은 여전히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통한다. 리 부위원장은 오랫동안 북한의 ‘당대당’ 대중 외교를 책임지면서 북한 외교의 큰 그림을 그려온 인물이다. 리 외무상은 북한 외무성의 대표적 미국통이자 핵 협상 전문가다.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번 4차 방중에 동행한 점도 눈에 띈다. 김정은식 북한 경제성장정책의 키워드는 과학과 교육이다. 박 부위원장은 현재 북한의 과학·교육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단독으로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의 산업 발전상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첨단산업현장 시찰에 동행하고 북중 간 경제교류·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4차 방중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동행했다. ‘퍼스트 레이디’의 동행은 이번 방중이 실무형 회담을 넘어 북중 간의 정상외교를 더욱 강화하는 취지를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 여사는 향후 김 위원장이 러시아 등지를 방문할 때도 함께하면서 북한이 퍼스트 레이디가 동행하는 ‘정상외교’의 국제 관례를 따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