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北, 과감한 비핵화 조치 필요"...美엔 평화협정 빅딜 제안

北 비핵화
김정은 訪中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가까워졌다는 징후
북미 고위급회담→2차 북미회담→金 서울답방 예상
남북경협은 하나의 축복...획기적인 성장동력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문을 낭독하는 동안 노영민(오른쪽 세번째) 신임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들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으로 비핵화 시계가 다시 돌아갈 조짐을 보인 만큼 한반도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중재자’ 입장을 보이며 북한에는 보다 과감한 비핵화를, 미국에는 상응 조치를 동시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의 빠른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보다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비핵화를 촉진·독려하기 위해 상응 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핵화와 제재완화, 나아가 평화협정의 ‘빅딜’을 제안했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 조치에 대한 협상이 2차 북미회담에서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1차는 추상적인 합의에 머물렀기에 어떤 구체적 비핵화를 하고 미국이 무슨 상응 조치를 할 것인지 담판하는 게 2차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북미 간 핵리스트 신고 검증은 후순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상응 조치가 이뤄져 신뢰가 깊어지면 전반적 (핵)신고를 통해 전체 비핵화 프로세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핵리스트 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미 워싱턴 조야의 목소리와 달라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앞으로의 전개는 ‘북미 고위급회담→2차 북미회담→김정은 서울 답방’으로 정리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중은 2차 북미회담이 가까워졌다는 징후”라며 “머지않아 2차 북미회담을 위한 고위급협상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회담이 먼저 이뤄지면 김 위원장의 답방은 더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 답장에 대해 “성의를 다해서 답장을 보냈다”며 “새해에 남북 정상이 더 자주 만나고 비핵화에 더 큰 폭의 속도 있는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가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비핵화에 따른 주한미군의 지위 변화 등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비핵화와 종전선언은 주한미군 지위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은 비핵화가 아니라 한미동맹과 관련된 것이기에 종전선언, 심지어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에도 전적으로 한미 간의 문제이고 김 위원장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한미 훈련 완전 중단 및 전략자산 반입 금지를 요구하며 기존의 “한미 훈련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뒤집은 바 있어 김 위원장 말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일본·괌 등에 배치된 전략자산은 반드시 북한과 연계된 게 아니고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속에 상응 조건으로 연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남북 경협은 퍼주기 오해도 많았는데 우리 기업의 이익이 훨씬 컸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경제가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경협이야말로 새 활력을 불어넣는 획기적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예비된 하나의 축복”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질의응답 전 사전 연설에서 북한의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의사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남북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됐다. 대북제재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 등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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