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중국계 스타 셰프’로 유명한 마틴 얀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 하이얼 스마트 키친 솔루션 전시관에서 쿠킹 쇼를 선보이고 있다. /박효정기자
하이얼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스마트 키친 솔루션’을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하이얼의 스마트냉장고는 레시피 추천 기능과 함께 식자재 유통기한 등을 관리하고 부족한 재료는 아마존을 통해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특히 미국 내에서 ‘중국계 스타셰프’로 유명한 마틴 얀이 매시간 선보이는 스마트 쿠킹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쇼의 핵심은 하이얼의 스마트 키친을 활용해 10분 내 다섯 가지 요리를 선보이는 것. 얀 셰프는 스마트냉장고 스크린에서 레시피를 선택하면 오븐이 자동으로 예열되는 커넥티드 기능 등을 활용해 새우와 야채 볶음, 소고기 볶음, 생선요리, 머핀, 밀크셰이크를 순식간에 완성했다. 얀 셰프는 관객을 향해 “이 많은 요리를 하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으니 놀랍지 않으냐”고 물으며 관객의 사인과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하이센스도 부스에 스마트홈 전시관을 따로 마련하고 중국 가전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스마트냉장고를 공개했다. 국내 가전업체가 출시한 스마트냉장고처럼 스크린을 통한 내부 식자재 관리는 물론 부엌과 거실 기기까지 조작할 수 있도록 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특징이다. 부엌 내 가전만을 연결한 다른 중국 업체의 제품들과 달리 ‘스마트홈’ 기능으로 거실의 조명, 공기청정기, 에어컨 전원까지 끄고 켤 수 있다.
주목되는 대목은 하이센스가 중국보다 유럽 가전 시장을 먼저 공략하기로 한 점이다. 하이센스는 다음달 베네룩스(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3국을 중심으로 한 네덜란드 브랜드 아타그를 통해 스마트 키친 제품을 우선 출시하기로 했다. 중국에는 내년께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TCL은 스마트홈 솔루션 콘셉트 전시관을 꾸렸다. 인덕션 전기레인지에 고기를 올려놓으면 인공지능(AI)이 이를 인식해 주방 후드가 자동으로 열리는 기술 등이 시연됐다. 창훙도 스마트 주방 후드와 함께 비교적 작은 크기의 스크린이 달린 스마트냉장고를 전시했다.
중국 가전업체의 이 같은 행보는 급속도로 커지는 전 세계 스마트 키친 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는 스마트 가전 시장이 지난해 5,100만대 수준에서 오는 2023년에는 약 1억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주방가전 시장도 5년 내 2배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국내 가전업체들도 중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 서비스가 오픈 API로 제공되다 보니 중국 업체들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스마트홈으로 빨리 전환해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LG가 종합가전사로 발전해온 만큼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며 “스마트홈 시장을 호락호락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라스베이거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