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파인텍 노동자 굴뚝농성이 계속중인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열린 ‘굴뚝농성 408+413일 굴뚝으로 가는 희망버스’ 문화제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박준호 두 조합원의 ‘426일 굴뚝농성’과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나선 단식 6일 만에 노사가 11일 협상을 타결했다. 이로써 두 조합원은 서울 목동 에너지공사 75m 굴뚝에서 지상으로 내려오게 됐다.
스타플렉스(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는 홍기탁·박준호 두 조합원의 조속하고 안전한 복귀와 범사회적 열망을 우선으로 10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제6차 교섭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며 “그 결과 11일 오전 7시20분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날 노사 교섭은 10일부터 20시간20분 가량 노사가 머리를 맞댄 결과 이뤄졌다. 양측이 합의문의 조항과 문구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그간 농성자들은 굴뚝 위 폭 80㎝ 정도 협소한 공간에서 두 번의 혹한과 한 번의 폭염을 버텨내야했다. 그럼에도 노사교섭은 더디기만 했고 급기야 지난 6일부터 이들은 단식투쟁에 나섰다. 당시 이들의 체중은 불과 50㎏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단식이었다.
타결이 이뤄짐에 따라 농성자들은 곧 땅을 밟을 전망이다. 공동행동은 “현재 단식 중인 고공농성자들의 상태를 고려해 최단 시간 내 안전한 복귀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 오전 양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에서 파인텍 노사가 4차 교섭을 하고 있다. 광호 파인텍 지회장(왼쪽). 김세권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대표(오른쪽)./연합뉴스
그간 파인텍 노사 교섭은 줄곧 평행선을 달려왔다. 그러나 농성자를 비롯한 교섭 대표 측은 연대 단식을 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농성 411일째인 지난달 27일부터 노사 양측은 교섭을 시작했으며 앞서 5번의 교섭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모두 무위로 돌아갔었다. 이에 사측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차광호 지회장은 지난달 10일부터 33일째 단식을 이어갔고 송경동 시인,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등도 연대하는 의미로 25일째 단식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단식 23일 만인 9일 심장 이상이 발생해 단식을 중단하기도 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