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PER 호재에도...못 웃는 가치주펀드

반등 모멘텀 왔지만 계속 부진
삼성전자 비중·종목간 편차 등
펀드마다 고전 이유는 제각각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가 주가순이익비율(PER)이 하향 조정된 새해에도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PER 하락은 가치주에 유리하게 여겨지지만 펀드마다 담고 있는 종목의 성향에 따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1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일 기준 국내 펀드시장에 설정된 102개 가치주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0.23%로 나타났다. 테마 펀드 39개 중 공모주 펀드(0.09%) 다음으로 부진한 성과이다. 인덱스 펀드의 평균 수익률(0.97%)이나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0.78%)에도 못 미친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유가증권시장 PER이 9.36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9.2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 국내 증시의 평균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으면 기업 이익보다 주가가 저평가된 것을 뜻한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수익을 내는 가치주 펀드 입장에서는 반등 모멘텀이 왔는데 실상은 반대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치주 펀드에서는 올해에만 88억원이 빠져나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를 살펴보면 수익률 부진의 이유가 제각각임을 알 수 있다. 시장에서 가치주 명가로 불리는 신영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부터 비중을 확대한 컴투스(078340)의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에만 25% 넘게 떨어진 것이 전체 수익률에 악재가 됐다. 중소형 가치주를 다양하게 담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펀드도 올해 수익률은 -0.05%로 부진한데 경기연동소비재 종목의 비중이 29.76%로 세 펀드 중 가장 높아 올해 경제 부진이 심해질 경우 수익률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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