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직 지도부를 수감하는 친청 교도소/SCMP 캡처, AFP통신=연합뉴스
뇌물수수 등 부패 혐의로 수감된 중국의 전직 지도부가 일반 수감자라면 꿈조차 꿀 수 없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 후 중국 공산당 간부나 고위 관료 중 부패 혐의로 수감된 사람이 적지 않으며, 이들은 대부분 베이징 북쪽 친청(秦城)교도소에 수감됐다. 중국 사법부가 관리하는 다른 교도소와 달리 친청교도소는 정치범 등을 관할하는 공안부가 직접 관리한다.
‘중국 제1의 교도소’로 불리는 친청교도소는 욕실을 갖춘 넓은 독방에 독서와 TV 시청이 허용되고, 특급호텔 주방장 출신의 요리사가 요리한 음식이 제공되는 등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후 낙마한 ‘부패 호랑이’의 대표 인물인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은 교도소 내에서 정원 가꾸기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우융캉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 공안 기관과 사법부를 총괄하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아 권력 핵심부를 차지했지만 시 주석 집권 후 축출됐고, 2015년 뇌물 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교도소 내 한적한 곳에 있는 그의 감방에는 자그마한 정원이 달려있고, 여기서 가꾼 과일과 호박 등을 면회 온 친지나 친구들에게 나눠준다고 한다. 시 주석의 최대 정치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는 교도소 내에서 서예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시라이는 그와 갈등을 빚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비리 폭로로 낙마했으며, 2013년 뇌물 수수,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국자들에게 자신의 사건을 다시 재판해 달라고 요구하는 서신을 보내면서 평소 갈고닦은 서예 솜씨를 뽐낸다고 한다. 뇌물 수수 등으로 15년형을 선고받은 왕리쥔도 서예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칭시 서기 시절에도 과시 성향이 강했던 보시라이는 감옥 내에도 죄수복이 아닌 양복을 입는다고 한다. 그에 앞서 부패 혐의로 수감된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당 서기도 양복을 즐겨 입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도 구두는 신지 못하며, 교도소 측에서 제공하는 플라스틱 신발을 신어야 한다. 구두끈으로 자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직 중국 지도부라는 이들의 신분으로 인해 친청 교도소 간수들에게는 ‘특별 지침’이 은밀히 내려진다고 한다. 친청 교도소 관계자는 “이들은 일반 죄수들이 아니며, 간수들은 이들에게 절대 손대지 말라는 지시를 받는다”며 “죄수들에게 욕을 먹거나 맞더라도 맞서지 말고 참아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해고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는다”고 전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